일반인들에게 처음 감명을 준 것은 이 저술들이 만들어진 극적인 배경이었다. 왜냐하면 구석구석마다 세심하고 완벽한 달필로 가득 메워진 이 조그만 정사각형의 종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몸을 상하게 했던 무수한 질병들 — 구토, 불면증, 동맥경화증, 결핵, 척추 카리에스, 그리고 수많은 다른 질환 — 과 싸운 한 인간의 노력을 증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람시는 글자 그대로 감옥 안에서 시들어가고 있었고, 이빨이 빠져나가고 위가 망가지는 속에서 글을 썼던 것이다.

─ 안토니오 그람시, 린 로너 엮음, 양희정 옮김, <<감옥에서 보낸 편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42, 2004(1판 8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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