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지음), 박현주(옮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마음산책, 2005

스밀라는 눈 위에서 “가속도가 일어난 자국”을 알아볼 만큼 감각이 뛰어나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술술 읊어댈 정도로 지적이며 차가운 겨울 바닷물 속에서 200M를 헤엄쳐 살아날 만큼 강인하다. 사물과 사태에 대한 냉정하고 과학적인 분석력과 판단력, 인간에 대한 애정,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동류의식, 주류에 대한 체질적인 반감 등 많은 매력을 지녔다. 임기응변으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닳고달은 베테랑 수사관 뺨칠 정도다. 말로도 그렇고 행동으로도 그렇다. 막판에 배를 타고 벌이는 그녀의 신출귀몰, 좌충우돌한 행동은 가히 원더우먼 친동생 수준은 된다. 아, 그리고 그녀는 말만하면 수표를 끊어주는 부자 아빠를 두었다. 스밀라는 인간이 아니다. 거의 수 천 년만에 재림한 초인Ubermensh이다. 사랑스럽다고?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 그렇지만 나는 인간을 사랑할 시간도 별로 없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구절은 이렇다. “스밀라가 죽으면 내가 스밀라 가죽을 가져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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