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큐브를 가르치는 방법

큐브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는 열화와 같은 요청이 있어
본 따위가 새로 매뉴얼을 맹가노니 잘 쓰시기 바란다.
________________

풀이과정을 편의상 일곱 단계로 나누었다. 다음과 같다.
cube_intro_1
cube_intro_2

본격적으로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시어머니처럼 잔소리 몇 마디 하겠다.
첫째, 큐브 조각은 단색조각6개, 이색조각 12개, 삼색조각 8개, 이렇게 다해서 26개다.
둘째, 단색조각은 각면의 중앙에 있는데 제자리에서 빙빙돈다. 색을 맞추는 기준이다.
셋째, 이색조각과 삼색조각은 서로 위치를 바꾸지 않는다. 즉 이색조각은 이색조각이 있던 자리로만 옮겨갈 수 있고, 삼색조각은 삼색조각이 있던 자리로만 옮겨갈 수 있다. 당연한 말인데 당연한 말을 왜 하느냐 하면, 세상에는 당연한 생각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 당연한 개념을 머리 속에 잘 쟁여넣고 있어야 한다.

설명 시작하겠다.
큐브를 맞추는 대원칙은 이렇다.
듣고 따라하라. Listen and repeat!
한 번에 한 조각씩 맞춘다.


한 조각을 골라서 그 조각을 그 조각이 들어가야할 위치로 옮겨가게 하면된다.
그 과정이 끝날 때까지는 다른 조각, 다른 색은 거들떠 보지 않는다.

큐브를 맞추는 두 번째 원칙은 이렇다.
이미 맞춘 조각을 잘 지킨다.
당연한 말이다. 새 조각 맞추느라고 헌 조각 움직이면 어느 세월에 큐브 맞추겠는가?

큐브를 맞추는 세 번째 원칙은 이렇다.
한 줄씩 맞춘다.

그럼, 단계별로 설명하겠다.
<1>
1단계의 목표는 한 면을 + 자로 맞추는 것이다. +자로 맞춘다고 하면 이렇게 맞추는 사람들 많다.
cube_intro_3
잘 했다. 그런데 이건 평면적 사고다. 아시다시피 ‘큐브’는 입체다. 큐브를 맞추려면 입체적 사고를 해야 한다. 이렇게!
cube_intro_4
이렇게 정면, 좌우측면, 뒷면과의 색깔까지 고려해서 맞추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저렇게 맞추느냐고?
잘!
해보면 어렵지 않는데 말로 하려면 힘들다.
그러므로 말 안 할란다.

<2>
전후좌우면을 고려하여 + 자를 만들었으면, 네 귀퉁이를 맞출 차례다.
네귀퉁이에 들어가는 조각은 삼색조각이다. 제 자리에 잘 가져다 넣기바란다.
어떻게? 역시 잘!
cube_intro_5
잘 맞추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 한 면만 맞추려고 하면 이렇게 못 맞춘다.
명심하라. 한 면을 맞추는 것이 아니고 한 줄을, 즉 입체를! 큐브를! 맞추는 것이다.

기초공사가 끝났다. 즉 1층 다 지었다. 지금까지 맞춘 부분이 1층이 되게 하려면 큐브를 뒤집으면 된다.
과감하게 체제를 전복시킨다.

<3>
사실 2단계까지만 맞추고 나서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머리를 쓰자니 안 돌아가고 외우자니 귀찮기 때문이다. 에이 안맞추고 말지! 이렇게 되는 것이다.
사실, 3단계부터는 큐브를 맞춘다기 보다는 외운 것을 큐브에 구현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하라는대로 했더니 그렇게 되었는 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하의 설명은 “큐브 맞추는 법”을 외우기 쉽게 도와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3단계의 목표는 두번 째 줄을 맞추는 것이다. 말했다. 큐브는 한 줄씩 맞추는 것이라고!
다 맞추고 나면 이런 모양이 될 것이다.
cube_intro_6
아래 그림은 3층 중앙에 있는 이색조각을 2층 왼쪽방으로 옮기는 것들 도해한 것이다.
그림에서 노란 색은 바닥에 깔려있는 색이다. 즉 큐브를 유리판에 놓려놓고
유리판 밑에 들어가서 올려다 본 모양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유리판 밑에 들어가기 보다는 그냥 가볍게 큐브를 양손에 잡고 ‘몸에서 바깥쪽으로’ 뒤집는 게 빠를 것이다. 거 참, 말 번거롭다.
t
cube_step3
3층 중앙에 있는 이색조각을 2층 오른쪽 방으로 옮기려면
당연히, 위 도해와 좌우대칭이 되게 움직여야할 것이다.

여기까지 마쳤으면 두 줄을, 입체를! 큐브를 맞춘 것이다.
큐브빌라 2층까지 다 지었다. 이제 3층만 마저 지으면 된다.

<4>
4단계 부터는 조금 복잡해 보이는데, 실제로도 복잡하다.
먼저, 지붕을 (기초공사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로 만드는 것이 4단계의 목표이다.
그림에서 회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큐브를 위에서 내려다 본 그림이다. 즉, 큐브 빌라의 지붕이다.
지붕은 그림처럼 이렇게 ㅣ,ㄱ, + 모양이 있는데 + 자가 될때까지 아래 공식을 한 두 번 반복하면 된다.
정확히는 “ㄱ”은 한 번, “ㅣ”은 두 번해야 한다. 그런데 “ㅣ”모양에서 한 번에 “+”로 만드는 방법도 있다.
안 가르쳐 주겠다.

cube_step4

<5>
지붕을 + 자로 만들었으면, 전후좌우 벽과 색이 어울리는 지 살펴야 한다.
운이 좋으면 다 맞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한 두번 이색조각들끼리 자리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
노파심에 사는 말인데, 아래 공식에서 5에서 6번으로 넘어가려면 큐브를 180도 회전시켜야 한다.
cube_step5

<6>
여기까지 해서 3층의 네 귀퉁이만 남고 다 맞추었다. 이제 거의 다했다.
6단계는 지붕의 색을 몽땅 맞추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붕의 가운데 + 에 해당하는 조각들은 이미 맞아있을 것이니 네 귀퉁이의 지붕색을 맞추는 것이다.
아래 그림의 보양을 보고 지붕색이 같아질 때까지 반복하라. 보통 두 세 번 반복하면 된다.
cube_step6

<7>
운이 좋다면 6단계까지만 해도 큐브가 다 맞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아래 그림처럼 네 귀퉁이에 있는 조각들의 위치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

아래 2단계의 모습. 노란색을 눈여겨 보라.

cube_step7

이상 간단한 설명을 마치겠다. 내용이 도무지 복잡하고 어려운 듯 하나 막상 큐브를 손에 잡고 해보면 별 거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다 귀찮은 사람은 —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 안 맞추면 그만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큐브를 맞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다. 그건 뜯어서 조립하는 것이다.

Posted in 블루 노트 and tagged .

0 Comments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