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봄날이었어요.
선생님은 헬렌에게 컵을 들려 펌프가 있는 뜰로 나갔습니다.
헬렌의 손에 차가운 물이 쏟아졌어요.
깜짝 놀란 헬렌은 컵을 떨어뜨렸어요.
그 순간, 선생님은 헬렌의 손바닥에 ‘물’이라고 썼어요.
선생님은 몇 번이고 ‘물’이라고 썼어요.
‘네 손에 닿는 것이 무엇인지 알겠니? 물, 물이란다.’
선생님은 *애원하듯 자꾸자꾸 썼어요.
헬렌도 선생님의 손에 ‘물, 물’이라고 서툴게 썼어요.
헬렌은 천천히 손을 뻗어 물을 느껴 보았어요.
헬렌의 보이지 않는 눈이 반짝 빛났습니다.
‘물, 물, 물 … !
아, 이것이 물이구나!
이 차가운 것이 물이다!’
헬렌은 드디어 알게 되었어요.
세상 모든 것에는 제각기 이름이 있다는 것을 말이에요.
“헬렌, 드디어 **깨달았구나!”
헬렌은 손에 닿는 모든 것의 이름을 알고 싶어했어요.
그럴 때마다 선생님의 손등을 톡톡 쳤습니다.
헬렌은 동생이 ‘아기’라는 것을 알았어요.
‘인형’이라는 글자도 알았어요.
자기 이름이 ‘헬렌’이라는 것도 알았어요.footnote:
*애원하다: 슬픈 소리로 간절히 바라다.
**깨닫다: 생각하던 끝에 알아내다.─ 김종상(글), 박지숙(그림), <<헬렌 켈러>>, 한교, 1997
덧붙일 말은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