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후원의 어려움

아빠, 내가 왜 마트 가려고 그러는지 알아?
몰라. 왜?
종합장 사려구.
종합장은 뭐하게?
그림 그리게.
그림 그릴 데가 없어?
응. 복사용지는 좀 그렇잖아.
알았어.

우리집 꼬마 예술가 선생을 지원하기 위해서 달포 전에 거금을 들여 수입 수채화 용지(made in Italy)를 사 주었는데, 웬걸, 예술가 선생의 동생 녀석과 누나가 덩달아 달라붙어 수채화 용지를 함부로 쓰는 바람에 ‘아이쿠야, 저 녀석들한테 미술 재료 사 대다가 집안 거덜 나겠다’ 싶어서 그냥 복사 용지나 한 묶음 사주고 말았더니, 그래놓고 까맣게 잊어 먹고 있었더니, 예술가 선생이 기어코 저런 소리를 하는구나. 오호, 통재라.

Posted in 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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