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우물 공원의 봄 밤

둘이 있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둘은 마주 보고 선다 안는다 꼭 안는다 꼭 끌어 안는다 이로써 둘은 하나다 입맞추고 싶다 하나는 까치발을 하고 하나는 허리를 잔뜩 숙인다 입을 맞춘다 이로써 둘은 정말 하나다 달콤하다 그런데 불편하다 둘이 있다 하나는 크고 하는 작다 둘은 입을 맞춘다 입과 입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다 입맞춤은 너무 달콤한데 체위는 너무 불편하다 이윽고 하나가 하나를 번쩍 들어 벤치 위에 세운다 됐다 됐다 이제 편하고 달콤하다 봄밤이다 꽃우물 공원의─배 나온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둘을 흘끗거리며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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