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의 컴플렉스

[…]그리고, 좀더 그럴싸하게 말하자면 11시의 컴플렉스 때문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오전 11시의 아파트 거실에 퍼지는 커피 향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아침 설거지를 끝내고,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 널고, 그러고 나면 11시 무렵이지 않겠는가. 그 다음엔 뭘 할까.[…]

─ 박금산, ‘통’, 문예중앙 104(2003 겨울)

남을 웃기는 방법

바야흐로 웃기지 못하면 배고픈 세상이다. 하여 ‘나의 배고픈 이웃’들이 다른 사람을 웃기지 못해서 배고프지 않도록 ‘남을 웃기는 방법’에 대해서 한 40회에 걸쳐 연재를 할 계획이다.

가장 사용료

꼭두새벽에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다. 그의 용건은 돌아오는 일요일, 그러니까 2004년 2월 15일, 일요일 어디어디가서 여차저차한 이벤트를 7시간 동안 치루어야하니 시간을 비워두라는 것이었다. 일종의 ‘차출’인 셈이다. 나는, 그저 누가 불러주기만 하면 같이 실미도로 지옥훈련받으러 가자는 것도 고마워할 위인인지라, 아무 생각없이, ‘그러마’ 했다.
전화를 끊고나자 옆에서 전화내용을 들은 아내가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왈,

“일요일날 남의 집 가장을 불러내다니. 거저는 안된다. 홍길동(가명)씨한테 가장 사용료 오만원 내라고 그래!”

나는 내가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걸 알았고, 남의 집 가장을 일요일 날 불러 내려면 가장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나저나 홍길동(가명)님이 가장사용료를 내고도 여전히 날 필요로 할까 모르겠다.

기존 photo 게시판

기존의 zeroboard를 써서 게시했던 사진들을 angle 카테고리로 importing 완료 했습니다. 물론 댓글까지 고스란히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