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한 사내가 거친 발걸음으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수고하십니다. 오토바이예요.”

그를 부른 직원이 대답하며 일어난다.

“네~”

“청주 가는 거네요?”

“네!”

“동서울 터미날…”

이때 ‘오토바이’의 어깨에 있는 TRS 통신장비에서 오퍼레이터의 목소리가 울린다.

“(삐리릭) 서초동에서 용산”

‘오토바이’와 직원이 비용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건넨다.

(잠시 이 상태가 이어진다.)

잠시 후, ‘오토바이’는 사무실을 나간다.

‘오토바이’는 이제 동서울 터미날을 향하여 도시를 질주할 것이다.

p.s.
‘오토바이’가 사무실을 나간 뒤 몇 시간이 지났다. 오후 내내 머리 속에서 ‘환유’가 떠나지 않는다. 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어떤 느낌의 정체는?

괄호

굳이 넣겠다면, 넣어야겠다면
이 쯤이 괄호를 넣기에 적당한 지점
(……)
이제, 조심스럽게
괄호를 닫을 것

11시의 컴플렉스

[…]그리고, 좀더 그럴싸하게 말하자면 11시의 컴플렉스 때문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오전 11시의 아파트 거실에 퍼지는 커피 향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아침 설거지를 끝내고,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 널고, 그러고 나면 11시 무렵이지 않겠는가. 그 다음엔 뭘 할까.[…]

─ 박금산, ‘통’, 문예중앙 104(2003 겨울)

남을 웃기는 방법

바야흐로 웃기지 못하면 배고픈 세상이다. 하여 ‘나의 배고픈 이웃’들이 다른 사람을 웃기지 못해서 배고프지 않도록 ‘남을 웃기는 방법’에 대해서 한 40회에 걸쳐 연재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