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뚜러질테다

어제 술자리가 끝나갈 무렵 아내의 문자를 받았다.

“언제 와?”

나는, 아, 자나깨나 오로지 나만을 애정하시는 곱디고우신 나의 아내님께서 이적지 아니 주무시고 이 미천한 남편을 기다리고 계시는구나. 포 더 피스 오브 올 맨카인드, 얼른 집에 가야겠다, 고 생각하고, 마시던 술을 계속 마셨다. 대화는 즐거워. 집에 가면 또 죽겠구나.

술자리를 파하고 장마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서울 어느 거리에 한 사내를 쓸쓸하게 남겨두고 축지법을 시전해 가면서 오백리 길을 걸어 집에 도착하니 아내님은 주무시고 계시었다. 나는 샤워하고 자야지 생각하고, 샤워 안 하고 그냥 잤다.

아침이다. 간밤에 별일 없었겠지. 습관처럼 아이폰을 만지작거린다. 그러다가 어제 밤에 아내가 보냈던 문자를 다시 보고 크게 좌절하고 말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씌여 있었다.

“아이패드 언제 와?”

분노하라

분노하라, 는 책에 대해서 몇 마디 적었는데 두고두고 찜찜해서 나만 볼 수 있게 설정을 바꿨다. 그냥 그렇다.

공지 사항

1. 더러 덧글을 적어주시는데 제가 approve를 해야 표시가 됩니다. 심지어는 제가 쓴 덧글도 제가 관리자 메뉴에 가서 approve를 하기 전에는 표시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적은 덧글이 포스트 끝에 매달려 있지 않다면, 아마도 제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합니다. 몇 번인가 이 불행한 사태를 해결하려고 ‘설정’을 가지고 씨름을 해봤으나 허사였습니다. 대개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관리자 메뉴를 살펴봅니다.

2. 따위넷에 스마트폰용 플러그인을 설치했습니다. 이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따위넷을 방문하시는 분들께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이 블로그를 보면 다섯 개의 엔트리가 나열됩니다. 제 아이폰 3GS로 테스트해 본 결과 다섯 번째 엔트리 하단의 “Load more entries”를 눌러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군요. 확실히 뭔가 정상은 아닙니다. 이럴 경우 개별 엔트리로 들어가서 하단의 좌우 방향 삼각형을 눌러서 forward, backward 하시면 보입니다. 뭐, 이 따위 넷에 그렇게까지 해서 찾아볼 게 무에 있겠습니까마는.

참고로 예전 따위넷이 그리우신 분들은 하단에 Mobile Theme을 On/Off 시키는 기능이 있으니 구미에 맞게 켜거나 끄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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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2, 2011
“Load more entries” 문제 해결되었음.

나무 위에 앉아 있던
이름 모르는 새
용기를 내어
내 앞 3미터 전방에 착지해
뭔가 입에 물고 냉큼
날아 간다
개미들
동서남북도 없이 기어다닌다
거길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가겠구나

상황 발생

큰 일 났다. 아내가 페이스북을 시작하더니 알 수도 있는 사람에 내 이름이 뜬다고 신기해 한다. 친구 신청 들어오면 수락거부 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기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소셜이 바람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