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토요일, 따위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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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흐리고
풀이 눕거나 말거나
아아, 존재는 지상의 끈에 묶여 날아오르지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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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오는 데
만두는 맛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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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베란다에서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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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베란다에서 삿대질하고

그런데
엄마랑 누나는 대체 어딜 간 것이냐?

엄마는 누나를 혼내러 간다고 나갔다.

……
……
……

그러나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게 거짓뿌렁이라는 거
엄마가 누나만 데리고 문방구 갔다는 거
문방구 가서 누나만 ‘아바타 스티커’ 사줄 거라는 거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엄마랑 누나가 지난 여름에 뭐했는지도……

애 셋 아빠의 일요일

일요일 낮, 싸모님은 간밤에 뭐하셨는지
늘어지게 낮잠 한잠을 거하게 주무시는데
아이들은 피터팬인지 후라이팬인지 DVD 보면서
배고프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할 수 없이 라면을 끓였겠다

물이 끓는구나 물이 끓어
라면 두 개 넣고 스프 찢어 넣고
파 숭숭 쓸어넣고 계란 하나 깨넣고
아빠 사랑 넣고 아빠 정성 넣고
맛있게 라면을 끓였겠다

드디어 라면이 끓는구나아아아
행주 빨아 식탁 닦고
냉장고 뒤져 다꽝 덜고
숟갈통 뒤져 젓가락 놓고
차단스 뒤져 그릇놓고
식탁에 불켜고
얘들아 라면 먹자아아아아아

이 소리에 피터팬인지 후라이팬인지 보던 아이들이
흥부네 자식새끼덜 모양 우르르르르르 달려오는데
아빠 라면 주세요 아빠 라면 주세요
나두 나두 나두
오 구래 구래 구래 내 새끼들 많이 먹어
아빠 아빠 매워 매뭐 매워
물 주세요 물이요
나두 나두 나두
오 구래 구래 구래 이 라면이 좀 맵다 매워 물 줄게 물

이렇게 근본 없이 촐싹대고
무게 없이 깝죽대고
앞뒤 없이 서두르다가
그만 식탁에 물을 한 주전자 엎었구나아아아

이때,
나우가 한 마디 하는데
“우하하하, 아빠도 물 엎지르는 구나, 그래도 아빤 벌 서지 않아도 돼. 우리 라면 끓여줬으니까.”

그러자
옆에 있던 기엽이도 거드는구나.
“그래 맞아. 그래도 아빠, 다음부턴 조심해.”

어화둥둥 망신이로세
얼씨구나 망신이로세
절씨구나 망신이로세
지화자아 망신이로세

얼쑤

애 셋 아빠 스타일 왕창 구겼구나
애 셋 아빠 체면이 말이 아니로구나
애 셋 아빠 귄위가 땅에 떨어졌구나아아아아아

얼쑤

언이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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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 생일이 원래는 8월15일인데 뭐 애가 셋이나 되니 하나 쯤 꿀꺽 생략하고 넘어가려니까 ‘외압’이 들어와서 오늘 치루다. 어쨌든 이렇게 하야 올해의 애 셋의 생일 잔치는 모두 끝이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