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흐리고
풀이 눕거나 말거나
아아, 존재는 지상의 끈에 묶여 날아오르지 못하는데
비는 오는 데
만두는 맛있고
둘째는 베란다에서 놀고
셋째는 베란다에서 삿대질하고
그런데
엄마랑 누나는 대체 어딜 간 것이냐?
엄마는 누나를 혼내러 간다고 나갔다.
……
……
……
그러나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게 거짓뿌렁이라는 거
엄마가 누나만 데리고 문방구 갔다는 거
문방구 가서 누나만 ‘아바타 스티커’ 사줄 거라는 거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엄마랑 누나가 지난 여름에 뭐했는지도……
요 몇주간…
토요일마다 술을 마셨지요…
꼭 누군가를 집 앞으로 불러서…
흥청망청 술을 마셨지요…
인생이 마치 재밌다는 듯…
박장대소 술을 마셨지요…
그 난장이 끊겨진 테입 속으로 사라지고…
일요일 오후에 눈 뜨면…
사람들은 떠나고…
베리 베리 글루미 썬데이를…
나홀로 보냈지요…
오늘이요?
물론, 마시러 나가지요…
다행히 집 앞이 아니라서…
좀 색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취하면 또 집 앞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 나물에 그 밥…주말 버전이 되지 않을까…
조금은 걱정된다오…
하하. 또 “귀가” 쓰려고 그러시는 모양이구먼.
못 읽어본 사람들을 위하여 “귀가”를 퍼와야겠구려.
광고도 할 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