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잡이 배

“아빠, 왜?”
아내와 전화통화를 끝나자 막내가 묻는다.
“응, 엄마가 아빠 따듯한 외투 사 입혀서 새우잡이 배에 태우겠대.”
“새우잡이 배? 와 그거 재밌겠다. 나두! 나두!”
그러자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큰놈이 점잖게 끼어든다.
“넌 아직도 아빠 말을 믿냐?”
“누가 그렇대. 그냥 재미있겠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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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오늘 좀 보기 힘든 장면을 봤어.
응, 커플끼리 네모했어.
다행히 나말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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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하는 톤으로)이제부터 너희들은 내 입속을 여행하는 매우 영광스런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주의: 매우 아프니 들어갈 때 조심하시오.”

짜식, 강냉이 하나 먹으면서 오바는.

어떤 대화

우: 아빠, 평생 동안 남을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
따위: 왜 그런 무모한 결심을 하니?
우: 내가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게 아니야.
따위: 그럼?
우: 졸업 앨범에 롤링 페이퍼를 넣는대.
따위: 그런데?
우: 그런데 글씨만 쓰면 밋밋하니까 꾸며야 되잖아?
따위: 그런데?
우: 선생님이 내가 우리반에서 그림을 제일 잘 그린다고 나보고 꾸미라셔.
따위: …..
우: 그냥 그렇게 됐어.

고작 롤링 페이퍼 하나 꾸미는 거 가지고 뻥이 심하도다. 뻥이 심한 건 나를 닯았다. 나도 자식에게 세습–요새 이 말이 유행이다–시켜준 게 있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