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화

우: 아빠, 평생 동안 남을 그림을 그리기로 했어.
따위: 왜 그런 무모한 결심을 하니?
우: 내가 그리고 싶어서 그리는 게 아니야.
따위: 그럼?
우: 졸업 앨범에 롤링 페이퍼를 넣는대.
따위: 그런데?
우: 그런데 글씨만 쓰면 밋밋하니까 꾸며야 되잖아?
따위: 그런데?
우: 선생님이 내가 우리반에서 그림을 제일 잘 그린다고 나보고 꾸미라셔.
따위: …..
우: 그냥 그렇게 됐어.

고작 롤링 페이퍼 하나 꾸미는 거 가지고 뻥이 심하도다. 뻥이 심한 건 나를 닯았다. 나도 자식에게 세습–요새 이 말이 유행이다–시켜준 게 있다, 뭐.

Posted in 애 셋.

2 Comments

  1. 그런건 그냥 ‘유전’이라고 하는 겁니다
    세습은 권력, 자산 등등 뭐 쫌 도움 되는 걸 물려줄 때 쓰는 말이랍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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