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6월 3일, 치과에서
Canon EOS Rebel, EF 35~80mm, 1:4.0~5.6F, Fuji Superia 200
형, 어때? 내 인기도 만만치 않지? 그치?
옛말에도 있대. 씨도둑은 못한다구.
우린 형제야. 아빠 닮았다구.
어쩌겠어? 이게 우리 형제의 모진 운명인 걸.
받아들여야지.
─ 2004년 6월 3일, 치과에서
Canon EOS Rebel, EF 35~80mm, 1:4.0~5.6F, Fuji Superia 200
형, 어때? 내 인기도 만만치 않지? 그치?
옛말에도 있대. 씨도둑은 못한다구.
우린 형제야. 아빠 닮았다구.
어쩌겠어? 이게 우리 형제의 모진 운명인 걸.
받아들여야지.
아내가 “트로이”를 보고와서 바탕화면에 깔아 놓은 브래드 피트.
내 얼굴은 그와 째비가 안된다는 게 객관적인 평가일 터이니, 허면
내 ‘배라도 피트’를 만들어야겠다. 그러니 오늘도 열 바퀴 뛰자.
헛, 둘, 헛, 둘
내 몸은 “피부 바깥”의 것들을 에너지원으로 하여 살아간다. 젖 빠는 힘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힘도 다 그 에너지에서 온다. 하여 내 몸은 내 “피부 안쪽”으로 들어온 에너지를 함부로 버리는 법이 없다. 언제 “피부 바깥”에서의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함부로 쓰다가 그때가서 후회해도 말짱 꽝이기 때문이다.
정신력으로 뛴다는 말, 말은 좋다만 사기다. 뛰는 건 오로지 육체의 힘만으로 뛰는 거다. 여기서 이대로 쓰러지지 않겠다고, 죽을 때 죽더라도 한 바퀴만 더 뛰고 죽겠다고, 다짐에 결심을 보탠다고 해도 실제로 뛰어주는 것은 결국 몸이다. 사고는 운전자가 치고, 나머지는 하이카가 다 알아서 해 주듯이, 결심은 정신이 하고 뒤처리는 몸이 하는 거다. 그러니 정신은 믿을 게 못된다. 믿을 건 오로지 몸뿐이다. 그리고 배 나온 몸도 몸은 몸이다. 어쨌든 이 몸으로 살아봐야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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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각적 생지옥을
아침저녁으로 지나다보면
나도 대문짝만한 간판하나
부끄러이 내걸고 싶어진다
보이느냐. 사람들아
나 여기 있다
수색 지나 검문소 가는 길
나 여기
하얀 바탕 빨간 글씨
‘빵꾸’로 서 있다
어딘가 빵꾸난 사람들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대충 땜빵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