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억이 아이스크림처럼 더럽게 녹아내리는 여름날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앞으로 솟구쳐나가는 몸
이 그린 스키드 마크. 오죽하면 아스팔트를 저렇게 할퀴었을까
Monthly Archives: August 2004
아랫 것들의 모임
‘고위층들’은 고위층들끼리 저 테이블 위 높은 곳에서 진한 향의 커피 혹은 생과일 주스를 마시며 재잘재잘 회합을 즐기고 있는 동안에 저 ‘아랫것들’은 또 아랫것들끼리 저 테이블 아래에 모여 숙덕숙덕 발냄새나 교환하고 있던 팔월의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암모니아 냄새 코를 찌르던 날, 그 날
애 넷이 있는 토요일
애/가/하/나/더/늘/었/다/신/난/다/온/집/안/이/난/장/판/이/다
친구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더구나 그 친구가 말이 통한다면 더 더욱
세상이 시끄러워도 나는 좀 자야겠다구
아빠 뭐 해?
응, 아빠는 지금 “아빠는 왜 이 따위로 생겼을까” 생각 중이야.
아빠 그 따위 생각은 그만하고 사진이나 찍어줘.
검은 비
나는 비명을 삼키듯 아이가 남긴 음식을 식도 속으로 밀어 넣었다 어두운 골짜기를 따라 길은 흘러가고 그 길을 따라 유령의 집들이 흘러갔다 문득 차를 세우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나는 나를 혐오했다 그날 백미러 뒤에 두고 온 太白에 검은 비가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