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온가족이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 평소에는 소통이 원활한 길인데 차가 막힌다. 무슨 일이지? 500미터 쯤 가다보니 군인들이 바리케이트를 친 채 총부리를 겨누고 서 있다. 순간 본능적인 적개심이 든다. 저 새끼들은 뭔데 대로에서 시민을 향하여 총부리를 겨누고 서 있는 거야? 그래 그걸로 여차하면 시민들을 쏘겠다는 거야?
길이 뚫려도 마음이 못내 불편하다. 그 시대를 지나온 자의 트라우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강화도에서 총기 탈취 사건이 발생해 검문중이었던 것.
2.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그를 암살이라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머리 속에 암살 당한 자들의 이름이 몇 개 스친다.
3.
바야흐로 관계의 시즌이다. 아, 글쎄 내가 맺고 싶은 관계는 성관계 밖에 없다니까 그러시네들.
4.
아내 심부름으로 학원엘 갔다. 밖에 나와 한창 놀아야할 아이들이 다 어디 갔나 했더니 거기들 다 가 있었다.
생생한 사교육의 현장. 난리다. 난리. 내 자식들도 줄줄이 엮어서 들여보내야 할 저 어둡고 긴 터널.
5.
지지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다. 쉽게 사용할 말이 아니다.
6-1.
아들이 대기업 다닌다고 자랑하시던, 늘 무릅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계시던. 삐걱거리는 관절의 누님 할머니. 사연을 듣고보니 그럴만 하다. 모래내에서 과일 장사해서 아들을 공학박사 만들었던 것.
6-2.
몇 개월 전 옆 레인의 누님 할머니에게 내가 물었다. “아니 정말로 소리하세요? 멋지시다.”
“뜨슨 밥 먹고 쉰소리할까.” 그 분의 대답이었다. 그날부터 그 누님 할머니의 별명은 명창누님이 되었다.
어제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명창누님의 친구분이 오셨길래 명창누님 얼굴 좀 뵙게 나오시라 전화해 달라고 청하였더니
나중에 사석에서 따로 보자신단다. 겁난다.
7.
겨울비다.
8.
about이 명사로도 쓰이는 경우가 있나? 사전 찾아봐야지. 전치사, 부사, 형용사, 동사는 있는데 명사는 없네. 그럼 대체 이게 무슨 뜻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