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좋은상품 유정란은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암탉과 수탉을 같이 사육하여 건강한 암탉에서 생산된 유정란입니다.”

뛰는 놈, 나는 놈

어제 뜻한 바 있어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금지시켰더니, 오늘 학교 갔다 와서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막내, 심심해서 죽으려고 한다. 그렇다고 나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파고다 공원─탑골 공원인가?─에 다닐 수도 없고, 사정인즉슨 딱하다면 딱하게 되얐다. 아무려나 조용히 책을 보길래 역시 컴퓨터는 자녀 교육의 적이야 하면서 내심 흡족해 하고 있었는데, 웬 걸, 이건 뭥미? 무슨 진리를 깨친 자처럼 한 마디 하더니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자빠졌다.

“아, 심심하지 않을 방법을 찾았다. 그건 바로 자는 거야.”

뭐, 그러시던지. 잘자라, 아들아. 아빠 꿈 꾸렴!

bb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당신과 나는 브라자와 브래지어의 차이와 거리와 거리와 차이 만큼이나 멀고 가깝고 가깝고 먼 그렇고 그런 허위의 진정한 브래지어와 브라자의 차이와 거리를 과감히 꿰뚫고 혁파하는 별 시답잖은 소울메이트적 물질과 에너지의 관계였습니다 상상의 새가 겨울 하늘을 날아갑니다 상상의 새는 어디 먼 곳에 갑니다 미망에서 깨어난 상상의 새는 그러나 사실 갈 곳이 없습니다

굴삭기

날이 건조하다. 어느 날 아침에는 아내가 난방을 끄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방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높아.” 그래서 그런가? 자고 나면 콧구멍 내벽에 딱쟁이*가 달라붙는다. 남몰래 새끼손가락을 넣어 후벼 떼어낸다. 드럽다. 전국의 굴삭기**가 씨가 말랐다지만 어딘가에 한 대 쯤은 남았으리라. 누가 한 대 보내주기 바란다. 내 콧구멍 준설 좀 하자.

* ‘딱지’의 잘못

p.s.
** ‘굴착기’의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