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찌그러진 곳 복구”

저 실례합니다만 마음 찌그러진 곳도 복구할 수 있나요? 보시다시피 지금 제 마음이 많이 찌그러져 있어서 그래요 농담 아니예요 저 지금 아주 심각해요 이 아저씨 장사 한두 번 하시나 왜 그러긴 왜 그래요? 끼워주기 싫다는데 자꾸 끼어들길래 그냥 확 들이 받아버린 적도 여러 번이구요 제쪽에서 무리하게 끼어들다가 받힌 적도 여러 번이구요 그쵸 그쵸 역시 전문가는 다르시네 성한 데가 어디 한 군데도 없죠 내 맘이 내 맘이 아니라니깐요 진작 그러실 일이지 이제야 말이 좀 통하는 것 같네요 제가 수고비는 섭섭하지 않게 쳐드리죠 좋아요 아 그리고 이왕이면 자잘한 기스도 없애으면 좋겠는데……이 기스는 얼마 전 술자리에서 난 거구요 이 기스는 늙어가는 누이 얼굴 보고 생긴 거구요 또 이 기스는 자식놈 때문에 생긴거구요 또 이 기스는……에잇, 그만합시다 갑자기 청승맞아지네 아무튼 잘 좀 펴주세요 특히 여기를 신경써 주세요 요기 요기가 바로 제 트라우마거든요 사연은 무슨? 그만한 사연 없는 마음이 어디 있겠어요 광택이요? 광택까지는 필요없어요 이 똥찰 타면 얼마나 탄다구 뭐 폐차할 생각을 전혀 안 해본 건 아닌데요 그래도 내 마음인데 어쩌겠어요 이제라도 아껴가며 타야죠

2008년 3월 2일 일요일, 한남대교 남단 고속터미널 방향, 봄 온다고 남들은 꽃도 피우는데 나는 마음이나 좀 펴볼까 했더니만 뒷차들이 신호 바뀌었다고 하두 빵빵거리길래 그냥 왔다. 성질머리들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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