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을 물어 보는 목소리에서 쓸쓸함이 조금 배어 나왔을 뿐 김포 어딘가에 가서 고양이를 화장하고 온 아내는 생각보다 담담해 했다. 막내는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고 위로 두 아이는 태권도장에 간 시간, 아내는 저 혼자 어둠 속에 누워 슬픔을 삭이고 있다. 마음이 영 싱숭생숭하여 컴퓨터 앞에서 한참 딴짓하가다 위로해 준답시고 가서 슬그머니 들러 붙었다.
왜 또 들러 붙어?
내 맘은 좋은 줄 알어.
그러게 있을 때 잘해주지, 고양이 오줌 쌌다고 있는 대로 신경질이나 내고, 오줌도 자기가 치웠나 뭐. 내가 다 치웠지.
결국 본전도 못 건졌다.
태권도장에 다녀온 엽이가 물었다.
엄마, 엘리 언제 와?
병원에 오래 있어야 된대. 아내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