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판

세 시에 학교 운동장으로 축구하러 간 막내, 5분도 안 돼서 훌쩍 거리며 돌아왔다. 연유를 물어보니 선생님이 샌달 신고는 축구를 못한다고 했다는 거다. 망조다. 도대체가 대관절 왜 어째서 모름지기 샌달 신고 축구 하면 안 되는가?

운동화 갈아 신고 다시 나간 막내, 5분도 안 돼서 다시 돌아왔다. 연유를 물어보니 운동장에 아무도 없다는 거다. 망조다. 둘째가 냉장고에 붙어 있는 안내장을 보더니 수업시간이 월요일은 세 시, 수요일은 한 시 반이란다.

이참에 빈 벽면에다 대문짝 만하게 상황판 하나 만들어 붙여야겠다. 나라 걱정만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자식놈들 스케줄에 신발에 복장까지 챙겨야 하다니.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Posted in 블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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