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충고

사모님이 화장대에서 꽃단장을 하신다. 어디 좋은 데 행차라도 하실 모양이다. “가지마. 날 두고 어딜 가.” 나는 사모님에게 가 엉긴다. 사모님, 귀찮아 하시는 표정이 역력하다. 사모님, 기어코 한 마디 하신다. “올해는 두 가지만 해.” 당할 줄 뻔히 알면서 와서 엉긴 내 불찰이 크다. 1절만 하셨으면 좋겠다. “첫째는 살을 5킬로그램만 빼.” 뭐 이 정도 멘트야 들어도 싸다. 나머지 하나는 무엇일까. “그리고 제발 좀 말 좀 이쁘게 해.” 듣고 보니 사모님, 바람이 참 소박하기도 하시다. 내 말본새가 본디 좀 그렇긴 하니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거 영과 육을 동시에 환골탈퇴하라는 거 아닌가. 결국 날더러 새 사람이 되라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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