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서가 깜빡이는 동안만 나는 살아 있을 것이다 어머니의 유서를 훔쳐본 그날 나는 다 자라버렸다 그날 이후 내 커서는 어두운 곳만 찾아다녔다 메디케이션 타임! 메디케이션 타임!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이 대사를 들을 때마다 나는 소름이 끼쳤다 벌써 2년 동안이나 하얀 알약을 삼켰다 어느 게시판에 약 먹을 시간이라고 썼다가 어디 아프신 거 같은 데 가서 약이나 드시죠, 하며 빈정거리던 새끼 때문에 그 글을 지워버렸다 이제 이별 같은 건 무섭지 않으니 만나지도 말아야겠다 내 불안한 커서는 모니터 속에서 늙은 소처럼 눈을 꿈뻑인다 오늘 밤 너는 어떤 입력도 기다리지 말거라
새는 울고 꽃은 핀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 없다.
절망할 수 없.는. 것조차 절망하지 말고……(카프카)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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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막 소설가라는 이름을 달고 올라선 곳은 사막 아니면 설원이었다. 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이었다. 우리는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다.
……
17년 동안 걸어온 이곳은 아직도 사막이다.
-구효서/레이디 경향 혹은 주부생활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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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사랑해서 대화가 필요없어요.”
-바쁜 스케줄 & 대단한 애주가로서 일주일에 3-4일을 새벽까지 술 마시고 부인과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김창완의 답변/ 출전 위와 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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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간수하게. 그 사진을 보면서 질문하는 것을 배우길 바라네. 그리고 걷는 것 또한. 어딘가에 막 이르자마자 이별하고 떠나는 것이 더 낫다네. 그렇게 하면 누군가가 떠날 때 그리 아프지 않다네.”
안토니오 할아버지가 말하면서 내게 손을 내민다. 이제 ‘떠나네’라고 말하려고, 즉 ‘오고 있다네’라고 말하기 위하여.
-사파티스타 부사령관 마르코스 지음
종합선물셋트로 마련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걸로 자시지요.
“당신에게 드릴테니, 부디 기쁘게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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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ine님/
▲ 정현종은 오래 전에 제 마음 안에서 아웃되었습니다.
▲ 구효서의 사막의 비유는 너무 진부한 비유입니다. 제가 무슨 문학 소년도 아니고.
▲ 김창완의 말. 정말이라면 대단한 경지입니다. 그런데 사실일까요?
▲ 그러니,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말씀이 그중에는 낫군요.
그렇더라도, 더 독한 건 없습니까?
만약 우리들 중의 누가 우연히 자기 내심을 털어놓거나 모종의 감정을 말해도, 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대답은 어떤 종류이건 간에 대개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대답이다.그래서 그 사람은 상대방과 자기가 서로 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사실 그는 오래 두고 마음 속에서만 되씹으며 괴로워하던 끝에 그 심정을 표현한 것이었으며, 그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한 이미지는 기대와 정열의 불에 오래 익힌 것이었다. 그와 반대로 상대방은 습관적인 감동이나 시장에 가면 살 수 있을 상투적인 괴로움이나, 판에 박은 감상 정도로 상상하는 것이다. 호의에서건 악의에서건 그 응답은 언제나 빗나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단념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알베르 까뮈 중에서
정현종이 지금, 따위님 마음에서 아웃되었다 해도,
먼 세월을 건넌 뒤 다시 읽으면 아마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시 마음에 들어올 겁니다…
(최근에 다시 읽고 저는 감동 쫌 먹었습니다…)
구효서는 제가 아는 바로는 ‘전업작가’입니다…
수준이 되든, 안되든 밥벌이를 위해 여기 저기 납품을 하신다는…
순전히 글만으로 먹고 살기 위하여…
제가 읽은 몇몇 인터뷰에서 듣고 느낀 바로는…
김창완은 적어도 거짓말은 안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대목이 기억납니다…
“난 술 마시기 전에 소주병 보면 그런 생각해요…얘가 또 나에게 무슨 짓을 시키려나…”
마지막 글은 잘 모르겠고…
따위님을 위해 독한 글 올려드리고 싶으나,
내가 워낙 안 독해서…그런 쪽으론 젬병이라…
걸식이님/
우리집에 정현종 시집 많소. 다 가져 가시오.^^
hermine님/
까뮈 꺼는 좀 독하군요. 마음에 듭니다.
So difficult to understand. Too difficult to leave a comment.
할말이 없다…
는 말이라도 기필코 댓글을 달아주시는 갱스터님을…
따위넷 최우수 고객으로 임명하는 바입니다…
걸식이님/
최우수 고객이 되면 상품은 없냐고, 최우수 고객으로 임명하고 상품을 주지 않는 것은 최우수 고객을 두 번 죽이는 거라고 하실텐데. 그 뒷 감당 다 어떻게 하시려구…
Both of you are right ! ;-))
이놈 말도 맞고 저놈 말도 맞다던 황희정승이 생각나는군요.
하여간 그럼 감사패 수여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슴다.
감사패
닉네임: 깽스터 시스터
위 사람은 평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밤이나 낮이나 이 따위넷을 드다들면서 할 말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성실하게 댓글을 달았기에, 이에 이 따위넷의 최우수 고객으로 임명하고 감사패를 수여하는 바입니다.
서기 이천사년 칠월 일일 새벽 영시 십팔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 따위넷 운영자, 따위 드림.
부상으로 귀국시 참이슬 한 병과 막창 이인분을 수여하는 바입니다.
이거 인쇄해서 갖구있다가 한국갈 떄 갖구 갈거다.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