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곶감 빼먹고 싶다. 어제 밤부터 지금까지 일곱 개나 빼먹었는데 곶감 또 빼먹고 싶다. 잠든 저것들이 눈 비비고 일어나 물 마시러 왔다가 다 빼먹기 전에 얼른, 얼른, 하나라도 더, 빼먹어야 한다. 방금 하나 또 빼먹었다. 나는 곶감 빼먹으러 세상에 왔다. 그것이 명분이며 그것이 본질이며 그것이 아이덴터티다. 곶감의 제1법칙은 내가 빼먹지 않아도 금방 사라진다는 것이다. 옷은 빨아 입고 칼은 갈아 쓰며 곶감은 빼먹어야 한다. 책상 정리 해야겠다.

Posted in 블루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