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1.
잠들기 전에 아들아이가 물었다
아빠, 왜 먹구름은 시커매?

2.
시인이여, 나는 지금
고독하게 오줌을 누다가 문득
죽기 전에 한번 죽어봤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라고 쓸까
아니면
고독하게 오줌을 누다가 문득
죽기 전에 한번 죽어봤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떠올랐다
라고 쓸까
그것도 아니면 아예 아무 것도 쓰지 말까
라고 쓰고 잠이나 잘까
하는 자다가 오줌 누는 소리 같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그런데 심각한이 좋을까
아니면 심오한이 좋을까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한심하다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오줌만 마렵다

Posted in 블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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