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소리 들리세요?”

저……

Posted in 블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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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난 역시 안돼
    386 센티멘털리즘에 너무 쉽게 빠진단 말이야
    아직도 ‘파업전야’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찔끔할게 분명해
    섹시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정은임의 저 곧은 목소리가
    때론 미치도록 그립단 말이지
    이 향수병은 아무래도 불치야

  2. 이제는 아주 낯선 단어가 되어버리기는 했지만, 내가 아직 ‘소년’이었을 때
    장미선이라는 이름의 DJ가 진행하던 TBC-FM 방송을 즐겨들었네.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방송되었던 걸로 기억하네.

    김창완의 노래,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피고 또 지는 꽃잎처럼~”이
    자주 흘러 나왔네. 김창완이 공동 진행자였는지 게스트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저 노래를 타이틀로 아마 무슨 꼭지 하나가 있었지 싶다네.

    그때는 방송사별로 한 차례씩 예쁜 엽서전이라는 걸 했는데
    그걸 보러 롯데인지 미도파인지 백화점에 갔던 기억도 있네.
    거기서 안경을 쓰고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DJ 장미선의 사진도 처음보았지.
    목소리만큼 예쁘지는 않아서 다소 실망했었던 기억이 있네.

    아무튼 동양방송이 문을 닫게 되어 마지막 방송을 하던 날,
    DJ가 우느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김창완이 DJ를 대신해서 인사를 했지.
    그리고 엔딩 시그날이 들리는데 DJ가 그러더군.
    “여러분 너무, 너무 사랑해요.”
    어린 마음에도 찡하더군.

    이것도 5공화국의 치적이라면 치적이지.
    소년의 마음에 평생을 가는 상처를 입힌 것. 개새끼들.

    언젠가 김창완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저 DJ의 소식을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네.

  3. 김창완이 공동진행자였소
    그 방송 듣고 나도 거의 울었다오

    글고 씨엠 녹음할 때 있었던 일인데,
    왠 아줌마 성우가 나타나 너무나 아줌마스러운 말투로
    아줌마적인 대화를 열심히 늘어놓는데
    참 저런 분이 이 분위기 있는 카피를 어찌 읽으려나 싶었소

    그런데 스튜디오에 들어가 녹음하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오금이 저려왔소
    녹음 내내 난 눈을 질끈 감고
    그 목소리와 사랑에 빠져있었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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