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느니 한숨이로다.

황야의 마녀의 마술에 걸려 한 순간에 팍 늙어버린 소피는 여차저차 해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입성했다. 그곳에는 꽃미남 하울과 그의 똘만이 마르크가 살고 있었다. 소피와 하울과 마르크가 함께 하는 아침 식사 시간, 마르크가 제대로 된 아침은 정말 오랜만이라며 게걸스럽게 먹는다. 그 모습을 본 소피는 이렇게 중얼 거린다. “가르쳐야 할 것이 많겠어.”

아이들이 갑자기 윷놀이를 하겠다고 설치더니 내게 기본적인 규칙을 물어본 다음 곧장 본 경기에 돌입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관여하지 않고 나 할 일 하고 있다가 잠시 뒤돌아 보니─ 그렇다. 그들은 내 침대에서 놀고 있다. 시끄러 죽겠다. ─ 말을 놓는 게 영 엉망이다. 윷놀이의 묘미는 업고 가는 것인데, 아이들은 그냥 하나 씩 하나 씩 나오는 대로 정직하게 움직이고 있다. 저래가지고 대저 어느 세월에 경기가 끝나겠는가. 정말 가르쳐야 할 것도 많다.

그밖에도 가르쳐야 할 기본적인 아이템을 열거해 본다. 원카드, 하이로, 세븐오디, 훌라, 고스톱, 육백, 뻥, 섰다, 운수 떼기, 바둑, 오목, 장기, 체스, 다이아몬드 게임, 오델로, 풍선껌 불기, 휘파람 불기, 지뢰찾기, 3X3X3 큐브 맞추기 등등. 이 많은 걸 다 전수해 주려니 나오느니 한숨뿐이로다. 오늘 밤에도 한숨이 바람에 스치운다.

p.s.
여기서 따위넷 3주년 기념 막간 퀴즈 하나: 위에 열거된 온갖 잡기들 가운데 따위와 가장 어울리지 않으며, 동시에 그가 할 줄 모르는 것은?

Posted in 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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