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텔레비전을 버렸다. 아이들이 텔레비전에 뇌를 빨리는 게 싫기도 하거니와 마침 고장이 났던 까닭이다. 다행히―어쩌면 불행히도―집에는 텔레비전 한 대가 아직 남아 있다. 14인치니 딱 내 얼굴 크기만 하다. 이 작은 텔레비전으로 아이들에게 DVD를 틀어준다. 아내가 가끔 CSI 수사대나 심야 영화를 보기도 한다. 나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일요일 오전 10시에 하는 <퀴즈 대한민국>만 본다. 텔레비전 안 봐도 불편한 거 별로 모르겠다. 예쁜 여자들 얼굴을 자주 못 보니 그거 하나 아쉽다. (나영, 내가 안 봐줘서 섭섭하나영?) 아이들이 불만일 테지만 아직 내놓고 대들지는 않는다. 그런데 봐야할 프로그램이 하나 생겼다. <황하>다. MBC가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으로 특별 제작한 10부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늦은 시간이라 어떨지 모르겠으나 가능하면 아이들에게도 보여줄 생각이다. 손오공이 갇혀 있던 화염산도 나온다고 꼬셔서 말이다. 2007년 2월 24일 토요일 밤 10시 50분, 첫 방송이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