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듣는 비소리는 영 그렇다.
한없이 F에 가까운 D학점 정도나 될까.

그러고 보니 한없이 완벽에 가까운 비소리 들어본지도
오래 되었다. 또 雨期가 시작되었다.

사교계에서 말하는 방법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 후작부인은 캉디드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서 소파에 앉도록 권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아직도 툰더 텐 트롱크의 퀴네공드를 열렬히 사모하나요?”

“네, 부인!”

캉디드의 대답에 후작부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당신은 베스트팔렌 출신 젊은이답게 대답하는 군요. 프랑스 젊은이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거예요. ‘퀴네공드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부인! 당신을 보니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게 되어 버릴까 두렵군요.’ 라고 말입니다.”

─ 낙천주의자, 캉디드

치실의 아침 메모

치실에 묻어나온 돼지갈비 조각
이를테면 치욕이여
어제는 내가 너를 끼고 잠들었구나
그런데 어제
나는 무슨 정신으로 잠들었던 것일까

내 기억의 틈새에 끼어있는 어떤 조각
치실은 결코 가 닿지 못하는

저울에 달아 본 몸
내가 이만큼 나가는구나

아침이다
모든 갈라진 틈에서
내가 새어나간다

아침이다
써야할 문장도
불러야할 노래도 없는

눈썹의 용도

눈썹은 왜 있는가.
답은 간단하다.
그건 눈 속으로 땀이 흘러드는 걸 막기 위해 있는 것이다.
이는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도록 뛰어보면 바로 깨달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개나 소나 다 이 세상에서 어떤 쓸모가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쓸모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게 개나 소에게 위로가 될까.
아니면 개나 소 노릇을 하는 구실이 될까.

아무튼 이 따위 쓸 데 없는 생각은 그만하는 게 좋겠다.

한 바퀴만 더 돌자. 헉헉.

오늘의 문장

“꽃들은 사시사철 비바람을 맞으며 바깥에서 산다오, 그들에겐 집이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