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말할 것 같으면, 차라리 기타나 치련다.

하지만 논문의 언어는 메타 언어, 말하자면 다른 언어들에 대해서 말하는 언어이다. 어떤 정신분석가가 정신병자에 대해 설명할 때 정신병자들처럼 표현할 수는 없다. 소위 정신병자들처럼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여러분은 ─ 합리적으로 ─ 그 정신병자들은 유일하게 그런 방식으로만 자신을 표현하다고 확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여러분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즉 논문을 쓰지 않고, 여러분의 단절된 욕구를 표명하기 위해 졸업을 거부하고 차라리 기타를 치고 있거나, 아니면 논문을 쓰는 일이다. 이 후자의 경우라면, 여러분은 왜 정신병자의 언어는 <미치광이의> 언어가 아닌가를 모든 사람에게 설명해야 한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은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비평적 메타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 “움베르트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中에서

마음 어디 갔나

미안하네. 내 마음은 엔진오일 교환하러 정비소에 갔네. 그런데 공장장 말이 엔진오일 교환 정도로는 안 된다더군. 이왕 그렇게 된 거 마음의 타이어도 갈아달라 했네. 혼자 걷는 길 미끄러지지 않게. 빈 마음에 부동액도 넣어달라 했네. 겹겹이 추운 날 얼어터지지 않게. 아, 와이퍼도 갈아 달라 했네. 눈물에 흐려지지 않게 말일세. 공장장 말이 그 밖에도 이것저것 손볼게 아주 많다더군. 공장장 말이 시간깨나 걸린다더군. 그래서 그러라고 했네. 그리고서 이 모양일세. 마음 어디 갔나. 나 두고 어디 갔나.

기도, 초겨울 날의 혹은 늦가을 날의

예나 지금이나 나는 까다롭다.
나의 까다로움에 다른 이들이 다친다.
신이시여!
저를 계속해서 줄기차게 늘 주구장창 끊임없이 변함없이 죽도록 죽어도 편벽되게 하소서.
그리고 차카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