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2

“사랑을 잃고 나”도 “쓰네”

………………………”아”
………………………”아”
………………………”라”
………………………”아”
………………………”아”
………………………”아”

“장님처럼”……”더듬거리며”…………
다 썼네

오 쓴다는 것, 써야

오 쓴다는 것, 써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얼마나 높이높이 내 희망과 절망을 매달아 놓았던가를

─ 최승자, ‘워드 프로세서’

그래 이쯤이야.
이쯤에서 비를 한 번 뿌리라구.
그리고 똑똑히 봐.
네가 나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꾸역꾸역

기억난다. 내 생에 최초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날, 나는 남루한 세간을 싣고 상경하는 트럭 짐칸에 타고 있었다. 귓전으로 바람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어머니가 삶은 계란을 까주셨다.

우리 가족의 상경은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던 조국근대화물결과 관계가 있다. 더 직접적으로는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관계가 있다. 그 도로가 건설되면서 결과적으로 우리 가족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삶의 터전을 앗아간 그 길을 따라 서울로 오게 된 것이다.

이게 내가 “박정희 –> 경부고속도로 –> 삶은 계란”으로 이어지는 연상을 갖게 된 허망한 사연이다.

어제 박정희의 딸이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참 지긋지긋하다. 계란이나 한 판 사서 몇 개는 저들을 향하여 던지고, 나머지는 삶아 꾸역꾸역 먹어야겠다. 한 때 유행했던 어느 초등학생의 답안지에서처럼 가슴을 치면서

촉광 燭光 칸델라 candela candle 초 촛불

candle_by_videodream.jpg
찍ed by 거시기님

초의 본래의 용도는 어둠을 밝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촛불은 독서나 바느질 등 실용적 목적의 조명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무드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조명으로 사용된다.)

종이컵의 본래의 용도는 액체를 담아 마시는 것이다. (빈 컵은 재떨이로 사용하거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공작의 재료로 쓴다.)

위 사진 속의 초 하나가 뿜어내는 빛의 밝기가 1촉광cd이다. (정확히는 1燭이 1.0067cd라고 한다.) 30촉짜리 백열 전구의 밝기는 저런 거 30개의 밝기다.

2004년 3월 20일, 거리에 켜진 촛불의 밝기는 몇 촉일까?

아무튼지 아내여, 나도 카메라 달린 핸드폰 하나만 사주라. 나도 저런 거 한번 찍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