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예술 UN ART MOYEN

피에르 부르디외 外, 주형일 옮김, <<중간 예술 UN ART MOYEN >>, 현실문화연구, 2004

이 책은 ‘사진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 보고서’다. ‘사진에 대하여’는 너무 막연하니 구체적으로 열거하자면 ‘사진 행위’와 사회계급의 관계라든가 사진 클럽, 저널리즘 사진, 광고 사진, 예술 사진, 직업으로서의 사진사, 정신분석과 사진 등이 주요 테마다.

어렵다.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거기다가 엄청 두껍다. (역자후기와 찾아보기까지 포함하여 510페이지다.) 1964년에 이런 연구보고서가 쓰여졌다는 게 40년 뒤에 읽는 나로서는 참 놀랍다. 이 보고서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분석하면서 쓰여졌다. 한 마디로 ‘사진의 사회적 의미’를 탐구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체계적으로 요약정리할 엄두가 안난다. 그냥 읽다가 줄 친 몇개의 구절을 쓰고 땡쳐야 겠다. 그것도 전체가 아니라 <서문>중에서만.

먼저 아비투스:
“객관적 규칙성들의 체계와 직접적으로 관찰 가능한 행동들의 체계사이에는 항상, 다름 아닌 아비투스라는 매개체가 있다. 아비투스는 결정론과 결정, 계산 가능한 가능성들과 체험된 희망들, 객관적 미래와 주관적 계획의 기하학적 장소다. 그래서 체계적이거나 정신적인 성향들의 체계, 혹은 사고 · 지각 · 행동의 무의식적 스키마들의 체계라는 의미를 갖는 계급의 아비투스는, 예측 불가능한 새로움의 창조와 자유로운 즉흥 작업에 대한 ‘충분히 근거 있는 환상’ 속에서 객관적 규칙성들에 부합하는 모든 사고 · 지각 · 행동들을 행위주체들이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p22)

“그렇지만 이미지의 생산이 완전히 카메라의 자동성에 귀속될 때조차도, 촬영은 여전히 미학적이고 윤리적인 가치들을 갖는 선택행위다”(p23)

“…객관적이고 공통적인 규칙성들의 내면화인 ‘에토스’를 매개로 집단은 이 행위를 집단적 규칙에 종속시킨다. 그래서 하찮은 사진이라도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의 명백한 의도들 외에도 집단 전체에 공통된 지각 · 사고 · 평가의 스키마들의 체계를 표명한다.”(p23) 즉 아비투스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한 장의 사진을 적절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 사진이 한 시대의, 한 계급의, 또는 한 예술 집단의 상징체계에 속한다는 점에서 사진이 ‘드러내는’ 잉여 의미를 해독하는 것이다.”(p24)

책을 읽다가 발견한 흥미로운 격언 하나:
“취향과 색깔에 관해서는 논쟁하지 않는다.”(p98)

Posted in 날림 독후감.

0 Comments

  1. “체험된 희망” “기하학적 자소”
    도무지 무슨 말일까요?
    부르디외를 읽으려는 의지를 꺾어버리는 서문 펌입니다요…ㅠㅠ

  2. 오매, 잡 것, 오타가 있고마니라.
    기하학적 ‘자소’가 아니라 ‘장소’입니다요.
    수정했고마니라.

  3. 난 저 22페이지 딱 한 문장만 보고도…내가 근접해서는 안되는 책이군…
    나같은 날나리 싼마이 저질 지식인들은 펼치지도 말라는 소리군…
    철저히 가방끈적인, 철저히 학삐리적인 책이구만…그렇게 판단하고서는…
    저저와 책 제목을…나의 단기/장기 기억장치에서 말끔히 삭제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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