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축지법

송치복 지음, <<생각의 축지법: 광고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디자인하우스, 2003

노무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대선 광고를 만들었다는 카피라이터가 쓴 책. 볼 거 거의 없음. 천지인에, 상통일맥에… 도사연 하는 태도 무지 마음에 안 듬. 말 끝마다 박우덕 사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라고 함. 이거 무지 비위 상함. 광고쟁이가 청와대 미디어 홍보 비서관하는 거 또 무지 맘에 안듬. 일생의 자랑이 “천연 암반수로 만든 맥주”가 될 가능성이 높음. 돈 주고 사서 읽은 거 아님. 사무실에 굴러다니기에 슬렁슬렁 넘겨 본 것임. 만2천원이면 무지 비쌈.

2003년 5월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 하고 서명된 서문 있음. 대통령 참 한가함. 이딴 책 서문이나 쓰고(직접 썼을까? 아니면 명의만 빌려준 걸까?)

포스트 스크립트 삼아 걸식이님에게:
“9-2. ‘원하는 걸 얻으려면 꼬셔야 한다. 꼬시려면 알아야 한다. 알려면 사랑해야 한다.’ 어느 플레이보이의 좌우명입니다.”(p149)

Posted in 날림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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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송치복이라…한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내 기억 속에 그 사람과 관련된 몇가지 기억을 들추어보자면…

    예전에 제일기획 사보를 보면 맨 뒤에 ‘광고이야기’라는 게 있었지…
    거기 필자가 ‘송치복’이었거든…광고 공부 한답시고…
    그 사보를 펼칠 때마다 그 글을 읽곤 했었는데…
    이 사람, 글 참 맛나게 쓰는구나…생각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그 뒤에는 어느 술자리에서 카피라이터 선배가 하신 말씀…
    “내가 최근에 고수(일명 칼잽이)를 하나 만났는데…송치복이라고…
    그 사람 하는 말이…피티는 소비자를 향해 하는 게 아니다…
    피티를 이기고 지는 건 광고주가 결정하고…돈을 쓰고 안 쓰는 것도 광고주가 결정한다…
    고로 피티는 광고주 만족을 위해 하는 거다…” 라고…
    실전적 프리젠테이션론을 펼쳐서 그 선배를 감복시켰다는…
    그때 송치복은 어느 신생 광고회사의 제작이사였던 것으로 기억…

    또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웰컴에서 내가 알바 뛸 때…
    제일기획 출신 모 부사장은 내가 카피 쓰는 꼴이 영 못 마땅했던지…
    (일단 무식하게 양을 채우라는데…난 도무지 그 ‘양’을 채울 수 없었음…)
    이거, 니 업계 선배인 송치복이 알바 뛸 때 써놓은 거다…라면서…
    나에게 모종의 파일을 던져주었다….
    그 파일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박우덕 사장님을 만족하기 위하여…송치복 프리랜서께서는…
    정말로 엄청난 양의 카피를 써댔던 것이다…
    말하자면…그 정도 연배가 되면…두세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박우덕 사장을 설득하려 하였을 것 같은데…
    마치 대리급 카피라이터 마냥 있는 방향, 없는 방향 다 끄집어내어…
    박우덕 사장님께 성실한 카피 서비스를 수행하였던 거다…

    그리고…지난 대선…
    송치복이 노무현 캠프의 카피라이터로 뛴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결론은…
    난 송치복이란 사람을…
    화려한 말빨과 어느 정도의 글빨을 겸비한, 잘나가는 카피라이터라 판단내렸다는 거…
    그 사람의 책에서 사유의 깊이를 찾을 순 없겠지만…
    이 들뜨고 가벼운 시대와 궁합이 잘 맞은 ‘상업적’ 글쟁이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거…
    물론 비싼 돈 주고 그 따위 책을 사서 읽을 이유도, 욕망도 없지만서도…

  2. *
    고향에서 우울…

    사람 없는 바닷가에 손님 없는 포장마차가 하나 있는데,
    습한 바닷바람이 불어가고 파도소리가 밤새도록 들리는 곳.
    근데 이 외진 영도에까지 불러서 함께 마실 종자가 없어,
    결국은 포기…

    낼 아침에 회의가 있어 서울을 올라가야는데
    가기 싫어 꿈지럭 거리고 있음…

    *
    소위 잘 나가는,이라는 수식이 붙는 이들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대체로 생각의 틀을 어느 한계까지 정해놓고
    그 이상 파지 않는 그런 족속들인지라 이 세상이 요구하는 정도에 잘 맞음…
    잘했어 치타…라고하는 그 매트릭스 창조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함..

    왜 광고는 그 정도의 선만을 요구하는 걸까…
    전혀 광고에 대해 개념 없이 광고를 시작한
    나의 어리석은 질문일 것 같음.
    더 이상, 이런 질문을 하지 않기로하고
    여하한 기대를 버리기로 함.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그렇다고 다른 무엇으로 호구지책이 되지 않을 때
    그냥 담담히 생각하기로 함
    쌈마이 카피로 살자!

    크라잉넛의 가사를 흉내내어
    “나는요 차라리 찌라시를 쓸래요…”

    지독한 노래/크라잉넛

  3. 마분지님/
    사람 없는 바닷가에 손님 없는 포장마차에 함께 마실 종자 없는 신세라니. 부럽습니다. “그냥 혼자서 묵묵히” 뷰파인더나 들여다 보다가 쓴 소주나 한 반 병쯤 드시고. 어여 속세로 돌아오시오소서.

  4. 나이트 클럽/단란주점 찌라시…에로 비디오 제목과 껍데기 카피…동대문 옷가게 손님 유인 카피…이런 거 언제 써보고 싶었는데…무료라도 써줄 용의 있는데…키득거리면서 그렇게 즐거운 일을 해야 하는데 말이지…

  5.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사랑한다”…라고?
    인용문 하고는…

    사랑의 본질과도 어긋나고
    욕망의 순수함도 오도하는,
    자기비하적 발언을 자기도 모르게 떠들어 대는
    저 바보들이 나는 정말 싫다.
    도대체 카피라이터가 제비족이란 말인가…
    도대체 이미지를 다루는 일을 그 따위로 다루는 놈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저 딴나라적 크리에이터들을
    투표로 몰아낼 길은 없단 말인가
    조만간 절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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