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블로그 만드는 법

누가 따위넷 같은 블로그 만드는 법을 물어와 간단히 답한다.

1. 도메인 네임 등록
남들이 아직 등록하지 않은 도메인 네임 중에서 따위넷처럼 훌륭한 도메인 네임을 생각하여 등록한다. 종류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대략 1년에 22,000원이다. 비싸다.

2. 웹 호스팅 업체 선정
따위넷을 처음 만들 때는 www.x-y.net에서 했는데 맘에 들지 않아 1년후 hosting.cafe24.com으로 옮겼다. 사양과 가격을 보고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른다. 비싼 거 해봐야 대개는 어따 쓸 데도 없으니 월 1,000원짜리면 충분하다.
웹호스팅 업체는 위에 언급된 곳 외에도 여러 업체가 있는데 안 써봐서 모르겠다.

*1번과 2번을 같은 업체에서 해결하는 것이 편하다.

3. Publishing Solution 다운로드 및 설치
www.movabletype.org에 가서 MovableType Limited Free Version을 다운로드 받는다. zip으로 압축된 것과 tar.gz로 된 것이 있는데 Linux 용이라면 tar.gz를 받을 것을 권한다.

4. 아래 링크의 설명을 보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끙끙거리며 설치에 들어간다. 초보자라면 고생좀 넉넉하게 해야 할 것이다. 웹에서 ‘무버블타입 설치’ 이런 키워드로 검색하면 결과가 여러 개가 뜨는 데 나 보기에는 아래 링크의 설명이 제일 낫다. 깔끔한 게. 나도 처음에 이거 보고 했다.
http://www.ejino.net/jino/archives/2003/06/20030627_000052.html

그러나 이 설명은 인터넷이라든가 FTP라든가 telnet이라든가 MySQL이라든가 HTML이라든가 Permission이라든가 하는 게 뭔지 좀 아는 사람이나 따라할 수 있으리라. 물론 운 좋으면 한방에 끝나기도 하지만.

그러니 가장 편한 방법은 아니꼽지만 나한테 정중하게 부탁하는 것이다. 그럼 늘 그렇듯이 생색 있는대로 내면서, 투덜거리면서, 잘난 척 아는 척 엄청해가면서 공짜로 해준다. 우리집 애들은 고기 좋아한다.

질주

1.
비오는 밤의 고속도로를 달렸다.
와이퍼 따위로는 걷어낼 수 없는
어떤 감정을 자꾸 닦아내면서.

그날의 소실점이 보고 싶었진 것일까
나도 모르게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힘이 들어갔고
RPM이 순간적으로 4000까지 올라갔다.

2.
Terminal Velocity
비행기가 양력을 받아
마침내
떠/오/르/기/시/작/하/는/속/도

3.
“이봐. 차에는 날개가 없어.”
“아참 그렇군.내 정신 좀 보게.”

4.
“그러나 과속하지 않으면 우리는 영영 날아오를 수 없는 걸”

안개 낀 아침의 “당연하지” 놀이

베란다 밖 세상에
안개가 자욱하고
내가 탄 아파트가
한 척 쓸쓸한 배로 떠있다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작은 배로는 떠날 수 없네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나는 어쩐지 조동진의 노래를
낮게 흥얼거렸다

엊그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는 작은 배에서 내려
씩씩하게 학교로 갔다

나도 아파트에서 내려
800번 버스를 타고
“이번 정차할 곳”을 지나
“연희동 104 고지, 구 성산회관 앞”을 지나
“서대문우체국 앞”을 지나왔다

지나오기는 왔는데
문득 더 갈 곳도
내려야 할 곳도 모르겠다

너 멀리 떠나고 싶다며?
당연하지!
그런데 너 멀리 떠날 수 없다며?
당연하지.

인간 봄나무

봄이다 한 그루 나무로 서있고 싶은 봄이다
머리통은 땅속에다 과감하게 처박고
팔다리는 한껏 벌린 채
한 그루 엽기적인 인간나무가 되어
토하도록 햇살이나 받으며 서있고 싶은
봄이다 지금은 또 간신히 봄이다

일반인들에게 처음 감명을 준 것은 이 저술들이 만들어진 극적인 배경이었다. 왜냐하면 구석구석마다 세심하고 완벽한 달필로 가득 메워진 이 조그만 정사각형의 종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몸을 상하게 했던 무수한 질병들 — 구토, 불면증, 동맥경화증, 결핵, 척추 카리에스, 그리고 수많은 다른 질환 — 과 싸운 한 인간의 노력을 증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람시는 글자 그대로 감옥 안에서 시들어가고 있었고, 이빨이 빠져나가고 위가 망가지는 속에서 글을 썼던 것이다.

─ 안토니오 그람시, 린 로너 엮음, 양희정 옮김, <<감옥에서 보낸 편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42, 2004(1판 8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