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식
어저께 같은데
벌써 개학이네
방학 때 실컷 놀은 게
어저께 같은데
벌서 개학이네
방학 때 여행갔던 게
어저께 같은데
벌써 개학이네
방학이라고 늦잠 잤던 게
어저께 같은데
벌써 개학이네
학교 가기 싫은데
할 수 없지
학교 가야지
─ 이나우 作
(언제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굴러다니는 A4지에 씌어 있는 걸 여기에 옮겨적어 둔다.)
방학식
어저께 같은데
벌써 개학이네
방학 때 실컷 놀은 게
어저께 같은데
벌서 개학이네
방학 때 여행갔던 게
어저께 같은데
벌써 개학이네
방학이라고 늦잠 잤던 게
어저께 같은데
벌써 개학이네
학교 가기 싫은데
할 수 없지
학교 가야지
─ 이나우 作
(언제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굴러다니는 A4지에 씌어 있는 걸 여기에 옮겨적어 둔다.)
6시에 알람이 울리면 핸드폰을 충전기에서 빼서 손에 쥐고 다시 눕는다.
잠시 후 손에 움켜쥔 핸드폰이 짧게 진동을 한다. 또 잔다.
잠시 후 핸드폰이 다시 짧게 진동을 한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
그래도 조금 만 더 누워 있겠다고 버티다가 설핏 잠이 든다.
얼마나 잤을까? 일어나야지, 일어나 닭모이 줘야지 하다가 문득
닭에게 몇 시냐고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도 영어로.
그러고는 일어났다. 이렇듯 닭다리네개연구소 소장님께옵서는
요즘 아침마다 닭꿈을 꾸고 있다. (돼지였으면 을매나 좋아!)
이게 대체 무슨 사단인지 라깡 존자께 여쭤봐야 하는 걸까.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사실이다.
아내에게 집적대다가 뺀찌 먹고 돌아와 이걸 쓴다.
내가 모든 작심을 파하게 된 대화는 이렇다.
나: 너는 남편이 집적대지 않으면 하루가 완성된 것 같지 않냐?
싸모님: 응.
나: 그럼 너는 무엇으로써 하루를 완성하냐?
싸모님: 빨래 널기.
아내는 방금 빨래를 널었으므로 하루가 완성되었고
나는 보기 좋게 뺀찌 먹었으므로 내 하루는 미완이다.
자자, 미완의 날들이여.
꿈에 닭은 다리가 특히 인기가 좋으니 다리 넷 달린 닭을 개발하면 대박이겠다 싶었다. 별 꿈을 다 꾼다. 저녁 식탁에서 아이들에게 앞으로 나를 닭다리네개연구소 소장님이라고 부르라고 요구했다. “雨야, 앞으로 자기 소개 할 일 있거든 이렇게 해라. ‘안녕하세요. 저는 따위초등학교 3학년 2반 雨입니다. 저희 아빠는 닭다리네개연구소 소장님으로서 다리 넷 달린 닭을 개발하시느라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십니다. 아빠가 개발에 성공하시면 여러분들께도 닭다리 많이 드리겠습니다.'”
한편, 소장이 뭔지 사장이 뭔지 잘 모르는 아들 녀석은 나를 자꾸 닭다리네개연구소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아내는 이건 우리 가족만의 비밀이며 밖에 나가서 이런 소리하면 집안 망신이니 절대 그러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지음), 우석균(옮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2004(1편 1쇄), 2006(1편 8쇄)
네루다의 시집을 탐독한 마리오가 메타포를 무기로 동네 처녀 베아트리스를 꼬셨다. 이러하다. “그가 말하기를 제 미소가 얼굴에 나비처럼 번진대요.” 마리오는 또 이런 말도 했다. “그대 머리카락을 낱낱이 세어 하나하나 예찬하자면 시간이 모자라겠구려.” 하는 수작이 뻔하나 베아트리스는 마리오에게 넘어갔다. “마리오가 해준 말은 허공에서 사라지지 않았어요. 저는 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할 때도 그 생각을 할 거예요.”
과년한 처녀를 둔 과부는 기가 막히다. “더 이상 말할 것 없어. 우리는 아주 위험한 상황과 맞닥뜨렸어. 처음에 말로 집적대는 남자들은 다들 나중에 손으로 한술 더 뜨는 법이야.” 그러고는 딸에게 당장 가방을 싸란다. 잠시 떠나 있으라는 것이다. 베아트리스는 “악다구니를 썼다.”
“‘기막혀! 남자애 하나가 내 미소가 얼굴에서 나비처럼 날개짓한다 그랬다고 산티아고에 가야 되다니.’
과부 역시 열을 올렸다.
‘닭대가리 같으니! 지금은 네 미소가 한 마리 나비겠지. 하지만 내일은 네 젖통이 어루만지고 싶은 두 마리 비둘기가 될 거고, 네 젖꼭지는 물오른 머루 두 알, 혀는 신들의 포근한 양탄자, 엉덩짝은 범선 돛, 그리고 지금 네 사타구니 사이에 모락모락 연기를 피우는 고것은 사내들의 그 잘난 쇠몽둥이를 달구는 흑옥 화로가 될걸! 퍼질러 잠이나 자!'” 대단한 과부다.
아이들에게 오늘의 은유를 가르칠 때 교과서로 삼기에 딱 좋은 책인데 내용이 야해서 저어된다. 그밖에 영화 <일 포스티노>의 원작이라는 것, 영화와 책의 내용이 조금 다르다는 것, 경쾌하게 읽히나 내용은 짠하다는 것,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는 것을 적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