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거실에서 형이 그려놓은 그림을 보며) 엄마, 오토바이가 왜 이렇게 작은 거야?
싸모님: (방에서 비질을 하며)오토바이가 자긴 왜 자?
언: 응, 뭐라구?
싸모님: 오토바이 안 잔다구.
언: 응, 뭐라구?
싸모님: 아무 말도 안했어, 엄마.
언: 좀 전에 오토바이가 잔다고 했잖어.
모자지간의 이 부조리한 대화를 들으며
그는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2>>를 읽고 있었다.
밖에는 장마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언: (거실에서 형이 그려놓은 그림을 보며) 엄마, 오토바이가 왜 이렇게 작은 거야?
싸모님: (방에서 비질을 하며)오토바이가 자긴 왜 자?
언: 응, 뭐라구?
싸모님: 오토바이 안 잔다구.
언: 응, 뭐라구?
싸모님: 아무 말도 안했어, 엄마.
언: 좀 전에 오토바이가 잔다고 했잖어.
모자지간의 이 부조리한 대화를 들으며
그는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2>>를 읽고 있었다.
밖에는 장마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돼지바를 먹던 언이가 하드 안의 빨간 딸기 시럽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아니, 아예 파도가 치고 있다.”
순간 나는 모종의 시적 질투심을 느꼈다.
선생님이 쓰라 하신 글을 못쓰고 있는 게
마음에 묵직하게 얹혀 있다.
넉달 동안 다섯 개 정도의 첫 문장을 썼다가 지웠다.
이제 와서 못쓰겠다 말씀드릴 수도 없고……
난감하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사전이다.
“아빠, 속이 이렇게 생겼어.”
언이가 장난감 공룡의 입을 크게 벌려 보여주며 말했다.
“아구 무서. 티라노사우루스의 입 속이 그렇게 생겼구나.”
여기까지만 했으면 오죽 좋았으랴만
나는 그만 이렇게 덧붙이고 말았다.
“뭐든지 속을 봐야 해. 절대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면 안 돼. 알겠지?”
망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