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셋째 아이 유치원 월사금을 지원해 준다고 연락이 왔길래
국가, 너 이제 철들었구나, 하면서 쫄래쫄래 동사무소에 갔더니만
아, 글쎄, 담당 공무원이 이름이 비슷해 실수한 거란다.
국가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공연히 헛물만 켰네.
동쪽에서 삥 뜯기고 서쪽에다 노상방뇨하는 심정으로 적어 둔다
아비가 되니 나도 꼰대가 돼간다. 틈만 나면 뭐라도 가르치려 든다. 어떨 땐 내가 봐도 내가 아주 가관이다. 아무튼 아내가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 손발톱을 깍아주며 수란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가르쳐 볼 요량으로 언이에게 물었다.
우리 집에 어린이가 몇 명이야? 우우, 내 모략은 물거품이 되었다. 에라, 밥이나 먹자. 오늘 밤에도 좌절이 바람에 스치운다. |
꽃우물 공원의 봄 밤
둘이 있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둘은 마주 보고 선다 안는다 꼭 안는다 꼭 끌어 안는다 이로써 둘은 하나다 입맞추고 싶다 하나는 까치발을 하고 하나는 허리를 잔뜩 숙인다 입을 맞춘다 이로써 둘은 정말 하나다 달콤하다 그런데 불편하다 둘이 있다 하나는 크고 하는 작다 둘은 입을 맞춘다 입과 입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다 입맞춤은 너무 달콤한데 체위는 너무 불편하다 이윽고 하나가 하나를 번쩍 들어 벤치 위에 세운다 됐다 됐다 이제 편하고 달콤하다 봄밤이다 꽃우물 공원의─배 나온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둘을 흘끗거리며 지나간다 |
문장의 기본 골격
편집자의 손을 거쳐온 번역원고를 착찹한 마음으로 들여다 보다가 생각이 나서 옮겨적는다.
“하나의 문장은 궁극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골격을 가지고 있다.
1. (가) 무엇이 어찌한다.
(나) 무엇이 어떠하다.
(다) 무엇이 무엇이다.”
─ 문교부, <<고등학교 문법>>,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1
어록
아빠, 내가 콩우유 다 머것따아.
아빠 꺼도 안 냉겨 놓구? 삐짓따.
대신 엄마한테 달라붙게 해줄게.
정말이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