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와 크리스마스의 유착관계를 끊기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찢어 놓기보다 어렵다

1.
어린이가 한 명도 없는
우리 동네 어린이 놀이터에는
그네가 세 개
미끄럼틀이 두 개
시이소오가 세 개
파란 로케트가 한 대
빨간 말이 한 마리
노란 자동차가 한 대
벤치가 여섯 개

2.
매우 반짝이는 희대의 명코를 가졌던, 그리하여 다른 모든 사슴들이 놀려대며 웃었던 루돌프가 그 가엾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했다. 안개 낀 성탄절과 산타의 특별 채용이 그것이다. 루돌프는 운이 좋았다.

엊그제 어느 술자리에서 시의회 의원나으리라는 사람을 만났다. 이 사람이 내게 딱 두 번 말을 시켰는데 그게 다 내 코 얘기였다. 웃으며 응대를 해주고 말았지만 속으로는 욕을 두 바가지 쯤 퍼부어 주었다. ‘넌 그쪽 업계에서 대성하기는 영 글렀다’고 생각하면서.

에코는 <서재에 장서가 많은 것을 정당화하는 방법>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주 어려서부터 나는 <메아리>라는 뜻의 이름 때문에 이런 식의 농담을 들으며 자랐다. ‘넌 언제나 대답하는 사람이로구나.’ ‘네 소리가 산골짜기에 울려퍼지고 있어.’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 뻔한 농담만을 되풀이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이 멍청할까 하는 생각을 오래도록 버리지 못했다.”

베리 메리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그 의원나으리께 정중하게 인사나 해야지.
메리 베리 “멍청” 크리스마스 앤 어 해피 베리 “멍청” 왕창 뉴 이어.

시절은 하수상해도 연말은 연말이라 아내도 나도 각각 약속이 있어 아이들만 두고 잠시 나갔다 왔다. 그리하여 묻노니 따위 주니어들이시여, 그대들끼리 계시니까 어떠시든가? 견딜만하시던가? 이에 막내놈이 천연덕스럽게 가로되, 우리들끼리 있으니까 더 좋던 걸요. 자유도 있고.

풍진 세상의 모든 따위 주니어들아 너희는 보았느냐 오늘 아침 고장난 비데에서 저 순결한 변기로 한 줄기 광란의 물기둥이 제우스의 번개처럼 내리 꽂히는 것을 웅장하고 웅장하고 장엄하고 장엄하니 절경도 이런 절경이 없으매 관동팔경은 찍소리 말 것이며 같은 경 자로 끝나는 사서삼경도 알아서 따위네 비데 폭포에 예를 갖출 지어다 그러니 주니어들아 이 어찌 아니 경사가 아니지 않은 것이 아니겠지 않겠느냐 어쨌든 경사니라 그러니 이리 와 한 잔씩 들라 괜찮다 엄마 핑계는 대지 마라 한낱 아녀자가 대장부 마음을 어찌 알겠느냐 괜찮다 아빠가 맞으면 된다 오 나의 주니어들아 세상에 셋밖에 없는 따위 주니어들아 오천원 짜리 귤 한 봉지를 오분만에 뚝딱 해치우고 입맛 쩝쩝 다시며 아쉬워하는 이 돼지 같은 주니어들아 잘 들어라 이 아빠는 귤 한 개밖에 못 먹었다 아 그건 그렇고 잘 들어라 중요한 얘기니 영어로도 한 번 강조하겠노라 리쓴 케어풀리 이게 다 내가 오늘 아침 저 물기둥 밑에서 결가부좌를 틀고 앉아 심신을 수양하며 벼락처럼 깨달은 바 있고 뜻한 바 있어서 하는 소리다 내 앞으로 저 물기둥으로 물레방아를 돌려 곡식을 빻고 발전기를 가동시켜 세상의 배고픔과 어두움을 물리칠 것이니 너희는 그리 알고 장차 화장실을 사용함에 있어 다만 이상타 생각치 말지어다 여기에 있는 이 아빠아아는 미친 놈이 아니란다 ㄴㅁㅆㅂ ㄴㅁㅆㅂ ㅈㄷ

첫 눈

잘 가
와이퍼처럼 손을 흔들며

디스차지
디스차지

이거 왜 이러셔 나도 음악을 듣고 싶을 때가 더러 있다구 오늘은 비명처럼 갈라지는 바이올린 소리를 바스러져라 껴안고 소통의 절벽에서 투신하고 싶다네

비닐봉지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나면, 오오 그대인가 정녕 그대는 나의 사랑을 초코파이해 줄 수 없나 모나리자, 본능적으로 돌아보는 우리집 아이들, 모나리자, 슬픈 수학은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