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어 테러블 오디푸스 컴플렉스

동창은 두 시간 전에 밝았고, 노고지리는 한 시간 째 우지지고 있다. 세상 만물은 다 잠깨어 봄날 아침을 맞고 있는데 철부지 내 자식들만 상기 아니 일었구나. 망조다. 재 너머 비행기 날리기 대회 구경은 언제 가려하는가.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하는 심정으로, 나는 안방에 들어가 짝꿍 옆에 누워 자식들이 깨길 기다리며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 모닝 커피는 원두로 마셔야 하나, 믹스로 마셔야 하나, 맛은 믹스가 좋은데 뱃살을 생각하면 원두로 마셔야 하고, 아, 괴롭다.

얼마 후 둘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기언아, 아빠가 엄마를 점령했어.”
“어디? 정말이네. 그럼 응징해야지.”

막내 녀석이 바로 날아와 올라타더니 입냄새 공격을 한다. 그놈 입냄새 한번 고약하다. 이런 오디푸스 컴플렉스 덩어리들 같으니라구.

모닝 커피나 마셔야 겠다.

상황판

세 시에 학교 운동장으로 축구하러 간 막내, 5분도 안 돼서 훌쩍 거리며 돌아왔다. 연유를 물어보니 선생님이 샌달 신고는 축구를 못한다고 했다는 거다. 망조다. 도대체가 대관절 왜 어째서 모름지기 샌달 신고 축구 하면 안 되는가?

운동화 갈아 신고 다시 나간 막내, 5분도 안 돼서 다시 돌아왔다. 연유를 물어보니 운동장에 아무도 없다는 거다. 망조다. 둘째가 냉장고에 붙어 있는 안내장을 보더니 수업시간이 월요일은 세 시, 수요일은 한 시 반이란다.

이참에 빈 벽면에다 대문짝 만하게 상황판 하나 만들어 붙여야겠다. 나라 걱정만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자식놈들 스케줄에 신발에 복장까지 챙겨야 하다니.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3월 30일

오늘부터 놀러와도 된다고 그랬다고, 사전 연락도 없이 친구집에 놀러갔던 막내
친구 영어 배우러 학원 갔다는 소식만 전해 듣고 풀이 죽어 돌아 왔다.
며칠 전부터 친구 생겼다고 좋아했는데…
안스럽다.

***
젊은 놈하고 놀이터 농구 ‘다이다이’로 붙었다가 오대빵으로 깨지다. 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