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무섭다. 내 몸은 밥을 원하고, 여자를 원하고, 잠을 원한다. 이게 전부다. 나는 정신이 아니다. 나는 몸이다. 나는 내 몸이다. 내 몸이 허용하는 만큼만 나는 나다.

집 나간 제목

집 나간 몸
“꼭 말을 허야 알간. 사시나무 떨 듯이 떨더라구 허는 늠치구 사시나무 본 늠 없구, 소태처럼 쓰더라구 허는 늠치구 소태나무 먹어본 놈 없는 식으루, 소리 안 나게 가만가만 돌어댕기는 늠이 진짜라구.”

p.s.
가출에 대한 변명
2004. 12. 2 11:13 A.M.

S#1. (어제 저녁)
S.E 띠리링.
따위: 여보세요?
저쪽: 아니, 왜 스스로 테러를 하구 그래요?
따위: 예? 무슨 말씀이신지…
저쪽: 따위넷 말이예요.
따위: 아, 예. 장난 좀 쳤어요.

S#2. (오늘 오전)
S.E 띠딩
또 다른 저쪽 님의 말:
왜 따위넷은
그모양으로

따위 님의 말:
헐.
모양만 이쁘구먼.

또 다른 저쪽 님의 말:
에잉
안돼
계속 그럴려구
팬들 다 떨어지게?

따위 님의 말:
헐.
저거 뒤로 넘겨야지. 오늘 중으로
무버블 타입이라는 게
제목 쓰는 칸 정해져 있고
몸 들어가는 자리 정해져 있고
이렇게 틀에 박힌겨.
틀.
이거 내가 싫어하는 거거덩.

또 다른 저쪽 님의 말:

따위 님의 말:
그래서 가출을 좀 시켜본거지.
근데
팬들이 이해를 몬해.
그러니 그만하고
다시 틀에 맞추어 살아야지. ㅋㅋ

또 다른 저쪽 님의 말:
ㅋㅋ

초끈이론 아인슈타인의 꿈을 찾아서

박재모/현승준 지음, <<초끈이론, 아인슈타인의 꿈을 찾아서>>, 살림지식총서 126, 2004

내가 아인슈타인을 꿈꾼 적이 있었던가. 그런 것 같지 않다. 에디슨이면 또 몰라도.
각설하고, 이 책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앞뒤없이 자발없이 대충 적어 본다.

특수상대성이론, 일반상대성이론, 불확정성의 원리,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 상대론적 양자역학과 양자장론, 물체들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세계, 끈이론의 기하학: 최소 길이의 존재, 플랑크 길이에서의 기하학: 시공간 거품(space time foam), D-브레인, 블랙홀의 열역학적 성질, 끈이론에서의 기하학적 성질의 변환 등등.

더러 들어본 용어도 있지만 대부분이 생소한 말들이다. 그러나저러나 대체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초끈이론이란 무엇인가? 인용한다.

“중력을 다루는 일반상대성이론은 거시세계를 기술하는 이론으로서 미시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과의 결합이 요구된다. 그러나 중력과 양자역학의 결합은 양자장론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새로운 이론체계를 욕한다. 초끈이론은 바로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이론이다. 초끈이론의 출발점은 매우 간단하다. 앞에서 언급한 네 가지 힘들(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이 작용하게 되는 기본 단위를 우리는 소립자(elementary particle)라 부른다. 전자가 이의 가장 친근한 예이고, 원자핵을 이루는 중성자나 양성자는 쿼크(quark)라는 기본 입자 세 개가 모여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소립자들은 양자장론에서는 내부구조가 없는 점입자(point particle)로 생각되었다. 즉 소립자는 단지 질량을 갖는 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끈이론의 입장에서 소립자는 끈이 진동하면서 만들어내는 특별한 파동으로서, 양자역학의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에 의해서 입자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중력을 매개하는 중력자도 바로 끈의 진동에 의해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끈이론 자체는 양자장론의 범위에서 쉽게 기술된다. 결국 자연을 이루는 궁극 요소가 점입자가 아니라 끈이라는 데서 일반상대론의 양자적 기술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이 끈은 매우 작아서 그 크기가 10-31cm 정도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소립자를 단순히 점으로 생각해온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여기서 초끈이론의 ‘초’는 자연계에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는 중요한 대칭성의 하나인 ‘초대칭’을 갖는 끈이론이라는 의미이다. 초대칭에 관해서는 뒷장에서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뒷장 읽어보지 마라. 읽어봐도 뭔 말인지 도무지 모른다. 그냥 일반상대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한 이론이 초끈이론이라더라, 그냥 그런 게 있다더라, 하면서 넘어가면 되겠다.

Footnote
The italics are mine. (이 각주는 넌꾸님의 결혼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고에 대한 트랙빠꾸)

잃어버린 노선에 대하여

나는 그곳을 떠나왔고 그곳을 잊었다. 이제 이곳에서는 아무도 그곳에 가지 않는다. 이곳에서 그곳에 가던 노선은 폐지되었다. 나는 이제 그곳을 모르고 그곳의 사람들을 잊었다. 쌀 배달하던 아버지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쌀집 아들은 장가는 잘 갔는지 모르고 학교 갈 때마다 먼 발치에서 훔쳐보던 약국집 딸은 시집 잘 갔는지 모르고 내 친구의 시계를 훔쳤던 철물점 집 아들은 이제는 사람 좀 됐는지 모른다. 나 잊었다. 다 잊었다. 그러나 이렇게 살다가도 내 기어이 어느 날엔가 한번은 그곳에 가보기는 가봐야 겠으나 무얼 타야 그곳으로 가는지 나는 벌써 잊었다. 나 오래 전에 그곳을 떠나왔고 나 그곳을 모른다. 나 그곳에 갈 수가 없다. 이곳에서 그곳에 가던 노선은 어느 날 폐지되었고 대체 어딜 가야 그곳에 가는 버스가 있는지 나는 모른다.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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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대한 중독님의 골목에 대한 트랙빠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