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3 보다.

반지의 제왕3 보다. 2편을 볼때까지만 해도 원작의 나레이티브를 비교적 충실하게 쫓았다고 인정해 줄 수 있었지만, 3편에 이르니 좀 실망스럽다. 세 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중의 대부분이 스펙터클한 전투장면에 할애되었다. 스케일이 큰 만큼 잔재미가 많이 빠져있다. 특히, 프로도가 샤이어로 돌아오는 장면이 그렇다. 영화에서는 곧바로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원작에는 그곳에 와서 살고 있던 사루만과 웜통?을, 그러니까 惡의 잔당들을 몰아내는 과정도 읽을 만 했었다. 늘 그렇듯 완결편은 확실히 재미가 덜하다. 간간히 도치법 등을 사용한 시적인 대사들이 들려왔다. 별로 신뢰할만하지 않은 내 기억에 의하면 원작에는 반지를 없앤다는 표현으로 unmade라는 동사가 많이 사용되었었는데, 영화에서는 destroy가 많이 들려왔다. Mount of Doom에서 made되었던 반지가 그곳에서 ‘unmade되었다’와 그곳에서 ‘destroy되었다’의 어감의 차이는 크다. 그런들 어떠랴. 누가 이런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쓰겠는가. 아무튼 이제 반지의 제왕은 잊어야 겠다. 아쉬우면 원작이나 다시 읽든지.

맞다. 이것도 노출증이리라.

맞다. 이것도 노출증이리라. 드러내기와 감추기 사이. 숫제 탁 까놓고 다 폭로 혹은 자백 하는 건 어때? ‘아사달 아사녀가 그곳까지 드러낸’ 이었든가? 오, 벗지도 못하는 아담이여!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자의식!

혼자만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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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가? 나를 아는 사람 중에 이 이미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내가 팔팔하던 시절의 내 방에 와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 시절의 기록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거다. 역시, 지난 시절의 노트북에 짱박혀 있었다. 벌써 그 시절이 그리운 나이가 되어 가끔 나혼자라도 파먹기 위해 여기에 옮겨 놓는다.

냄새에 민감해졌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냄새에 민감해졌다. 버스옆자리에 앉은 중년의 사내에게서 자꾸만 갈비집냄새가 났다. 역겨웠다. 그 냄새를 역겨워하는 나 자신도 역겨웠다. ‘골을 뽀개고 빛을 쪼이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지금 여기가 아닌 세계를 향한 임계지점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고 쓰면 거짓일 것이다. 그럼 이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