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이것도 노출증이리라.

맞다. 이것도 노출증이리라. 드러내기와 감추기 사이. 숫제 탁 까놓고 다 폭로 혹은 자백 하는 건 어때? ‘아사달 아사녀가 그곳까지 드러낸’ 이었든가? 오, 벗지도 못하는 아담이여!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자의식!

혼자만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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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가? 나를 아는 사람 중에 이 이미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내가 팔팔하던 시절의 내 방에 와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 시절의 기록으로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거다. 역시, 지난 시절의 노트북에 짱박혀 있었다. 벌써 그 시절이 그리운 나이가 되어 가끔 나혼자라도 파먹기 위해 여기에 옮겨 놓는다.

냄새에 민감해졌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냄새에 민감해졌다. 버스옆자리에 앉은 중년의 사내에게서 자꾸만 갈비집냄새가 났다. 역겨웠다. 그 냄새를 역겨워하는 나 자신도 역겨웠다. ‘골을 뽀개고 빛을 쪼이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지금 여기가 아닌 세계를 향한 임계지점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고 쓰면 거짓일 것이다. 그럼 이것은 무엇인가?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 일도 없었어. 그저 창밖에 눈발이 조금 보였을 뿐. 요즘은 센치해지지도 않지. 난 그저 무감을 원했지. 그리고 무감해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