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두 문장

이 글은 딸랑 두 문장 짜리 글이다. 비록 딸랑 두 문장 짜리 허망한 글이지만 작가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묵묵히 꾸준히 써내려 갔다는 거, 그게 존나 중요하다.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리하여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러니까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다시 말하고 끝으로 말하고 마지막으로 말한다.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대구와 울산

지난 며칠 대구와 울산에 다녀왔다. 대구에서는 낙영갈비에서 찜갈비와, 오뚜기식당에서 백반 두 끼와, ‘옛날즉석도넛츠’를 먹었다. 동성로 ‘목요일 파티’에서 기네스와 얇은 피자를 먹었다. 대구 홈플러스에서 떨이로 파는 회 한 접시와 곰맥주 몇 캔과 전병 하나와 에르딩거 맥주 한 병을 샀다. 에르딩거 병맥주는 나중에 보니 무알콜 맥주였다. 아테네모텔에서 마시고 잤다. 울산에서는 문수경기장 50미터 레인에서 수영을 하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시장에서 모듬전과 태화 막걸리를 마셨다. 찜질방 뜨거운 물에 몸을 잠시 지졌고 야간 작업에 대비해 잠시 눈을 붙였다. 바다는 보지 못했다. 새벽에 고속도로에는 비와 눈이 많이 내렸다. 신탄진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우동은 먹지 않았다. 차안에서 친구가 송소희의 노래를 핸드폰으로 들려 주었다. 새벽 3시 30분 경에 집에 도착했는데 딸이 거실에서 엑소의 태일이를 그리고 있었다.

메모

어제낮 병원 셔틀버스에서 서럽게 울던 여자애 지금 쯤 자고 있을까. 머릿가죽 찢어졌던 자리가 성가시게 가려운 새벽. 어제는 또 누군가에게 글을 쓰라는 충고를 들었다. 멸치국물 내고 건져낸 멸치건더기를 얻어먹은 창밖의 노숙자 고양이. 도서관에 반납해야 하는 책 여덟 권. 새로 산 시집 두 권. 병원행 지하철에서 읽은 책 한 권. 목마른 새벽. 귀가길 간이 숲에서 주우려다 만 솔방울 두 개. 머릿가죽을 벗겨내는 행위. 혁명. 수학교과서 시험범위 안에는 모르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

2014.02.05

갈대는 바람에 흔들린다고 알려졌다.
이게 오늘의 문장이다.
광각렌즈가 필요했다.
뽕짝 스피커를 장착한 자전거가 지나갔다.
복면을 한 여자들이 지나갔다.
나란히 있는 오리 두 마리는 부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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