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으로 날 보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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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 오늘은 나도 유치원 간다아~. 랄라. 엄마. 누나. 엉아. 빨리 가자아~.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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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녀 오겠습니다, 인사도 하고.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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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 근데 이게 뭐야? 왜 난 안데리고 가는거지? 우띠. 열받어. 그럼 망설이지 말고 제까닥 울어제껴야지. 거럼. 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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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 일케 우는데도 아빤 사진만 찍네. 으이구. 화상 같으니라구. 그러면 쫌 더 강하게 나가야지. 자. 이렇게 뒤로 벌렁 나자빠진 다음에 아아앙~ 아아앙~

18. 흉내 내면 웃긴다

뭐든지 흉내 내면 웃긴다. 이건 긴 말 필요없다. 딱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그건 이거다. 즉 당신이 웃기고자 하는 상대방이 당신이 무얼 흉내 내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왜 그 “도전 골든 벨” 같은 프로그램 보면 어느 착하고 웃기는 공부는 잘 못하게 생긴 학생이 그 학교의 어느 명물 선생님의 흉내를 내면, 거기서 녹화하던 사람들은 웃긴다고 웃긴다고 난리법석을 부리는 데, 구경하는 시청자들은 시쿤둥하게 뭐야 저게, 저게 뭐가 웃겨, 쟤들 지금 뭐하는 거야, 야 빨리 문제나 풀어, 하게 되는 이유는 시청자들은 그 학생이 흉내내는 선생님을 모르기 때문인 거다. 와. 문장 길다. 그러니 붕어 한 번도 못 본 아이 앞에서 붕어 흉내 낸다고 입을 암만 뻥끗벙끗 해봐야 말짱 꽝리라는 말씀.

긴 말이 필요없다 했는데 자꾸 말 많아진다. 미안타. 니덜도 나이 먹어봐라. 단, 흉내를 내더라도 상대방의 존재를 건드리면 안 된다. (존재를 건드리는 게 무슨 뜻인지는 5. 공격하면 웃긴다를 참조하시라.) 가령,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의 걸음걸이를 흉내낸다거나 하는 거 말이다.

흉내에는 성대모사, 모창, 몸짓 흉내, 동물 흉내 등등의 쟝르가 있다. 어떻게 흉내를 내느냐구? 그건 각자가 알아서 하시라.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하시지 말고.

p.s. 말투가 건방져서 미안타. 원래는 나가 안 그런데 요금 심사가 안좋아서 글타.

왜?

오늘 아침, 신문 일면에 실린 그의 여동생의 사진을 보더니 나우가 묻는다.

아빠, 이 언니 왜 울어?
응, 오빠가 죽어서.
오빠가?
응.
왜?
어떤 사람들이 죽였어.
죽여?
응.
왜?

Fair is foul, and foul is fair. ─ Macbeth, Act 1 Scene 1

움직이는 방송국

심봉사 두 눈 번쩍 뜨게 만드는 기사 하나.

소출력 FM 설립 간소화

방송위원회는 정보통신부와 제5차 방송통신정책협의회를 열어 소출력 에프엠(FM)라디오방송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방송위 관계자는 “소출력 에프엠라디오 방송이 도입될 경우, 일반 시민들은 놀이공원, 전시회장, 경기장 등 반경 1~2㎞의 한정된 곳에서 교통정보, 일기예보, 안내방송 등 각종 정보를 라디오로 들을 수 있게 된다”며 “정보통신부와 합의한 것은 소규모 행사장이나 경기장에서 안내 방송에 쓸 수 있는 1W 가량의 소출력라디오방송”이라고 말했다. 방송위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정통부와 협의해서 지방분권과 주민 자치을 위한 지역공동체라디오방송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내 꿈은 이런 거야. 중고 스타렉스 한 대 사서 소출력 FM 방송 장비 설치한 다음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방송을 하는 거지. 인기가 차츰 올라가서는 사람들이 내 방송을 들으려고 내 차를 졸졸졸 따라다니는 거야. 여름이면 전국의 해수욕장에서 제발 와서 방송좀 해달라고 청탁이 들어오고, 겨울이면 전국의 스키장에서 제발 와서 방송 좀 해달라고 청탁이 들어오고. 이름하여 18.18MHz 이따위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