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섞으면 웃긴다

가령, < 산토끼>의 멜로디에 < 송아지>의 노래가사를 붙여서 불러보라. 웃긴다. 나는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하는 < 대전부르스>의 멜로디에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마징가Z의 가사를 붙여서 노래를 부르던 친구를 알고 있다.
베르디의 오페라 < 리골레토>에 ‘시간 좀 내주오. 갈 데가 있소. 거기가 어디오? 하이마트’하던 CF도 같은 맥락이다. 성악가가 무대의상으로 차려입고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코믹히다. 전설의 가사 바꿔 부르기 게임은 다 이 맥락이다.

노래만 섞으면 이야기가 서운해 하니까 이야기도 섞어보자. 태풍 매미가 오는 날 노무현 대통령이 관람을 했다는 바로 그 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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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대 가슴에 대못하나 쾅쾅 박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웃음은 유머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에 대한 것이다. 중요한 얘기니까 한 번 더 말해야겠다. 명심하라. 웃음은 유머에 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에 대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웃는 모습을 조금만 신경을 쓰고 관찰해보면, 사실은 관찰해보지 않아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디 가니? 점심은 드셨습니까? 장사 잘 되세요? 시험을 잘 봤니? 거 날씨 한번 좋다. 오래간 만이야. 비 오는데 한 잔 해야지. 우리들은 이런 웃기지 않는 말들에 웃는다. 우리는 웃으려고 결심조차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냥 웃는다. 저절로 웃는다.

이유는 웃음이 관계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웃음이 상대방에게 보내는 하나의 호의적인 평화와 화친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 물론 더러는 전쟁과 배척의 메시기가 되기도 한다. ― 웃음이 ‘싸움하면은 친구 안 해요. 사이좋게 지내자’는 언어이전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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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용료

꼭두새벽에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다. 그의 용건은 돌아오는 일요일, 그러니까 2004년 2월 15일, 일요일 어디어디가서 여차저차한 이벤트를 7시간 동안 치루어야하니 시간을 비워두라는 것이었다. 일종의 ‘차출’인 셈이다. 나는, 그저 누가 불러주기만 하면 같이 실미도로 지옥훈련받으러 가자는 것도 고마워할 위인인지라, 아무 생각없이, ‘그러마’ 했다.
전화를 끊고나자 옆에서 전화내용을 들은 아내가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왈,

“일요일날 남의 집 가장을 불러내다니. 거저는 안된다. 홍길동(가명)씨한테 가장 사용료 오만원 내라고 그래!”

나는 내가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걸 알았고, 남의 집 가장을 일요일 날 불러 내려면 가장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나저나 홍길동(가명)님이 가장사용료를 내고도 여전히 날 필요로 할까 모르겠다.

기존 photo 게시판

기존의 zeroboard를 써서 게시했던 사진들을 angle 카테고리로 importing 완료 했습니다. 물론 댓글까지 고스란히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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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웃기는 엔터테인먼트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지가 뜨거나 남을 띄우는 것